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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1.02 정보(情報)란 내가 상대에게 쏟은 정(情)에 대한 보답(報)

우리가 흔히 듣고 말하는 ‘정보검색’이니 ‘정보통신’이니 ‘정보처리’니 할 때의 정보나 아무개는 어떤 정보에는 밝고 어떤 정보에는 어둡다’고 할 때, 이 情報(정보)라는 말은 원래 군사기밀용어에서 왔다. 1876년 일본 소령 사카이 다다히로(酒井忠恕)가 프랑스어로 된 군사책『佛國歩兵陣中要務実地演習軌典』을 번역하면서 프랑스어 ‘renseignement’를 ‘敵情報告(적정보고)’로 번역하였는데 그 ‘敵情報告(적정보고)’를 줄여 쓴 말이 ‘情報(정보)’다. 요컨대 ‘敵情報告(적정보고)’란 적군의 정세를 염탐하여 상부에 보고한다는 말이니 오늘날 우리가 쓰는 정보, 자료, 뉴스, 안내, 보도 등을 뜻하는 ‘정보(information)’와는 의미가 많이 다르다.


나는 보통 하루에 삼분의 일 이상을 컴퓨터 앞에 붙박이로 앉아 생활하는 게 일상화되었지만 내가 컴퓨터로 하는 작업은 번역이나 논문투고, 글쓰기, 수업준비나 강의와 관련된 한글문서 작업이 대부분이다. 물론 종이사전이나 전자사전 없이도 인터넷 사전이나 야후재팬, 구글 등을 이용해 일반적인 개념정의나 용어 설명 등을 간편하게 검색할 수도 있고 내 연구분야의 공개된 정보를 앉은 자리에서 손쉽게 얻기도 하지만 그 게 다다.


내가 책을 쓰거나 논문을 쓰거나 하면서 뭔가 유니크하다든가 창의적인 발상이라든가 혹은 차별화된 내용이나 방법이라든가 하는 소리를 듣는 경우는 대개 생각이 다양한 많은 이들과의 자유로운 대화나 토론을 통해서였거나 혹은 관련 논문이나 책들 속에서 얻은 힌트에서 내 나름의 논리나 설(說)로 발전시킨 덕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아무리 새로운 것을 찾아보려 애써도 결국 이미 누군가 먼저 말했거나 먼저 써놓은 것투성이다.


요즘 지하철을 타든 버스를 타든, 공원에서나 카페에서나 심지어 걸어 다니는 길거리에서도 심심찮게 보이는 풍경.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푹 빠져있다. 어떤 학생은 아예 큰 노트북을 펼쳐들고 다니며 드라마를 보거나 동영상을 보기도 한다. 요즘 크고 작은 인문학 강의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몰린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열은 자식뿐 아니라 부모세대본인들까지 대단하다는 증거다. 그에 비해 책 읽는 인구는 무척 적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5년도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9.1권이라 한다. 한 달에 한 권도 안 읽는다는 얘기다.

“국민 스스로 독서량 부족으로 평가하였는데 그 이유로는 ‘시간 부족’과 ‘독서습관 부족’을 꼽았다.

‘시간 부족’과 ‘독서습관 부족’의 원인은 경쟁적인 학업 및 취업 준비(대학생)와 사회생활(직장인) 등으로 대다수 성인들의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줄었고, 독서 습관을 충분히 들이지 못했으며, 스마트폰의 일상적 이용과 같은 매체환경의 변화에 따라 독서에 투자하던 시간과 노력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였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http://www.mcst. go.kr)

 

책을 읽지 못해서 그 대신 인문학 강의를 듣는지도 모르겠다. 인문학 강의 내용이나 주제가 대개 저자의 대표저서 위주로 진행되므로 한두 시간 강의를 들으면 책 한 권을 다 읽은 것으로 뿌듯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일지도.


한편 인터넷은 자기만족 정보가 대부분이다.

진정 가치 있는 정보는 인터넷상에 그냥 흘려보내지도 않고 흘러 다니지도 않는다.

진짜 정보(情報)는 말 그대로 내가 상대에게 쏟은 정(情)에 대한 상대의 보답(報)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상대에게 베푼 배려와 정성만큼 상대가 우정과 감사의 답례로써 가치 있는 정보를 내게 알려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사내 인사이동 같은 1급 인사정보, 분식회계정보, 회사 매각 뉴스, 재판 판결 결과에 대한 정보, 돈벌이 요령이나 주식투자에 도움이 되는 알짜정보 등을 대체 누가 인터넷에 거저 띄우겠는가?

내게 꼭 필요한 가치 있는 정보는 내가 공과 시간을 들이고 발품을 팔아가면서 상대와 직접 대면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석사논문을 쓰고 박사논문을 쓸 때도 그랬다.

석사논문인「허가를 구하는 표현에 대한 한일 대조 연구」를 쓸 때는 언어행동이나 사회언어학을 전공하신 교수님들께 일일이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드리며 찾아뵙고 질문도 하고 조언도 구하면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하면서 큰 도움을 받으며 많은 신세를 졌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일인데 그 때 그 인연으로 석사 졸업 후 지금까지 줄곧 가톨릭대학교와 세종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박사논문인「일한 번역의 번역투 연구」를 쓸 때도 국내에서 ‘번역투’를 전공하셨거나 ‘번역투’ 관련 연구를 하시거나 논문을 쓰신 교수님들을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하고 찾아다니면서 참 성가시게 해드렸다. 덕분에 나는 4년 만에 박사논문을 쓰고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그분들의 따뜻한 배려, 진심어린 고마운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어제 일처럼 지금도 생생하다. 모든 게 그분들 덕분이라 여기며 두고두고 고마워하면서 그들이 내게 베풀었던 마음을 언젠간 내게도 되돌려드릴 날이 분명 오리라 생각한다.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참다운 정보는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내가먼저 바쁜 시간을 쪼개 상대를 만나 진심을 쏟으며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정보가 생명력이 긴 참 정보다.

 

그러므로 세상 밖으로 나가자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만나자.

여태껏 살아오는 동안 지금까지 맺어 온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더욱 적극적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관계를 넓혀간다면 지식사회든 정보화사회든 당당하게 살아가는 데에 커다란 밑천(힘)이 될 터이다.


행운과 정보(情報)는 사람이 가져다주는 것이다. 사람을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그만큼 운의 확률도 커진다.

그래서 돈 부자보다는 사람 부자가 되어야 한다.

(2014.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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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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