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아이다 미쓰오
옮긴이: 오경순
출판사: 리수
출간일: 2003년 3월 11일
원제: 生きていてよかった



[책소개]

선과 악, 빈부, 지위 고하 등 인간이 만들어놓은 수많은 상대적 가치관들. 양분되는 가치관 사이에서 선망되는 편에 서기 위해 정신 없이 달려가는 우리의 인생.

 

하지만 종종 우리는 벽에 부딪친다. 과연 무엇이 선이고, 악인가! 또 다른 힘으로 군림하려드는 부와 힘의 논리가 선망의 대상으로 정당한가! 작게는 일상 속에서 또 요즘과 같은 국제 정세 속에서 쉽게 품게되는 의문들이다. 이럴 때 우리에게는 삶의 쉼표가 필요하다. 일기를 펼쳐 자기 자신을 고백하고, 반성하면서 새로운 모색을 찾듯이 말이다.

  

이러한 때에 <덕분에>는 나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책이자, 자아를 비춰, 부족한 나 자신을 반성함으로써 깨달음을 전하는 책이다.

 

이책은 일본의 서예가이자 시인인 아이다미쓰오의 작품으로, 저자는 전시와 전후 동란기에 청춘 시대를 보내며생명의 소중함을 통감한 이후 자신의 말, 자신의 글을 테마로 일관된 작업을 해온 예술가이다.

 

<덕분에>는 아이다미쓰오의 작품 중 가히사색의 에센스라 할 만한 저서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주간지인 다이아몬드지에 1년간 연재된 내용을 묶은 책으로 아이다미쓰오 최절정기의 작품이다. 한 인간으로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던 시기에, 서예가로서도 연령에서 오는 자신감과 체력적인 안정, 그리고 창작 의욕의 균형 아래 씌어졌다는 점에서 아이다미쓰오가 완전 연소된 대표작이다.

 

아이다미쓰오의 작품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이 책은 시()와 함께 여타 저서에서는 드문 수필 형식이 덧붙여져 국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심오함을 더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독특한 필체로 사랑받는 아이다미쓰오의 서체는 글자 하나하나가 보는 이에게 무엇인가 말을 걸어오는 듯한데, 특히 이 책의 서체는 완숙된 시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담담한 스타일로써, 사후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전국민의 뜨거운 애정을 받고 있다.



[저자 소개]



아이다미쓰오(相田みつを, 1924~1991)

 

일본 도치기현 출생.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글과 마릉 탐구해온 서예가이자 시인. 전시와 전후 동란기에 청춘 시대를 보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하면서 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특히 1984년에 출판된 사람이니까(にんげんだもの)평생 감동 평생 청춘 (一生感動 一生靑春) 은 밀리언셀러가 되었으며 지금도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두터운 지지를 얻고 있다.


아주 쉽고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말투로 자신의 나약함이나 철없음을 속속들이 솔직하게 드러내며, 있는 그대로의 인간 아이다미쓰오의 모습을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한 작품들은 읽은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또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때로는 차분하게 타이르며, 때로는 힘차게 격려하면서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지금도 도쿄 긴자의 아이다미쓰오 미술관에는 아이다미쓰오의 살아 숨쉬는 듯한 숨결과 잔잔한 감동을 느끼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차례]


한국어판 서문 / 아이다미쓰오 추도

 

1. 한 순간의 만남이

 

버림 / 변명으로 하루 해가 저물고 / 남자는 / 거짓말 / 감동 가득 / 만남

온 힘껏 / 연근의 실 / K군에게 / 바로 나 자신 / 마음을 비움 / 변명 잘하는 사람

자아의 뿌리 / '()'과 나

 

2. 부드러운 마음

 

방관자 / 서로 나누면 / 부드러운 마음 / 나의 본질 / 안색 / 어떻게 받아들일까

자연스런 생활 태도 /마음이 진정제 / 나의 염불 / 인생의 스승 / 낙차 / 운전수

엉터리 / 올바른 이해 / 불염오(不染汚) / 덕분에 / 번뇌 / 생활의 지혜

 

3. 부처님의 잣대

 

불평 / 잣대 / 겁보늠름 / 생명 무상 / 보이지 않는 곳에서 / 오래 된 나의 노래

자문자답 / 비굴과 오만 / 칠전팔도(七轉八倒) / 내게 보이지 않는 것 / 인간 선언

공기 / 자라나는 아이- 가리야도 낭인의 시 / 균형 / 소원 / 양심의 가책 / 실패한 덕분에

 

일본어판 후기 / 아이다미쓰오 약력 / 저서 / 역자 후기



[본문 중에서]

◇ 덕분에


실패한 덕분에
비틀거리고
넘어지고 한 덕분에
조금씩이나마 나 자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수와 실패를
거듭한 덕분에
다른 사람을 탓할 자격이 없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막상 무슨 일을 시작하려 할 때
나 자신의 나약함과 야무지지 못함을
정말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비틀거리는 것에도 감사해야 하고
넘어지는 것에도 감사해야 합니다.
--- p.106


◇ 미루고 또 미루고 변명한 늘어놓다 하루 해가 저문다

할 수 없었다
하지 않았다
어느 쪽일까

하지 않은 이유 찾으려면야 얼마든지 있겠지―
내가 남에게 변명할 때는 그래도 나은 편.
내가 나에게 악착같이 변명할 때가 있다.
남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나 자신의 얘기.
--- p. 15 


◇ 끊어야지 대수롭지 않은 것부터 끊어가야지

연근의 실

견혹(見惑)이란 한번에 돌을 깨뜨리는 것과 같고
사혹(思惑)이란 조금씩 연근의 실을 자르는 것과 같다

불전(佛典)에 의하면 인간의 방황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돌을 쪼갠듯이 시원스레 해결 가능한 인간의 도리(道理)에서의 방황―견혹(見惑)과
연꽃의 뿌리를 자르면 나오는 실처럼 겉으로는 잘라진 것 같아도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근본적으로 조금도 잘라지지 않는 마음 속의 방황―사혹(思惑).

괴로운 것은 사혹(思惑).「대수롭지 않은 것」을 깨끗이 단념하지 못하고,
연근의 실처럼 날마다 끊임없이 방황하는 못난 나입니다.
--- p. 29


◇불(不)

「不」 이라는 글씨는 반야심경(般若心經)에 많이 나옵니다. 「불생불멸(不生不滅), 불구부정(不垢不淨)」이란 말처럼. 이 「不」이란 글자는 단지 부정의 의미가 아니고, 「무(無)」나 「공(空)」과 같이 상대적 분별을 뛰어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시 말해서 선악, 대소, 빈부, 지위의 높고 낮음처럼 인간이 만든 상대적 가치관을 일체 무시해버리는 것이 「不」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철저하게 내가 나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철저하게 내가 나 자신이 되는 것이란, 지금, 여기서 나의 생명을 완전히 불태우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를 완전히 불태웠을 때, 나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그것이 「不」입니다. 「不」은 내 한 평생의 테마입니다.
--- p.41

「내 안색이 이토록 환하게 빛났던 적이 있었던가―」

이 말은 석가모니가 득도하여 일찍이 함께 수행했던 다섯 명에게 맨 처음 설법하셨을 때의 말씀이라고 합니다. 나는 재가(在家) 불교도로서 전문적인 것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깨닫는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올바른 삶의 자세를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그것이 가능해지면, 마음이 밝고 상쾌해지며 안색이 환하게 빛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요. 내게 주어진 오늘의 생명을 생기 넘치고 발랄하게 사는 것― 그것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p 52

『정 법안장(政法眼藏)』은 도겐 선사의 유명한 저서입니다.『불염오(不染汚)』란 어떤 것에도 물들거나 더러워지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인간들은 이런저런 것들로 마음이 더러워집니다. 예를 들어 나에 대한 비판이나 험담을 들으면 화를 내게 되고, 이와는 반대로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시 말해서 칭찬과 비난에 마음이 더러워지기 때문입니다. 돈에도 더러워집니다. 가난하면 궁상맞아 보이고, 돈이 좀 있으면 부자인 척합니다. 양쪽 다 돈에 마음이 물들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직에 오래 있다보면 자못 공무원 치를 내게 됩니다. 공무원이라는 지위에 물들기 때문입니다. 돈에도 명예에도, 또한 사회적 지위에도 물들거나 더러워지지 않으며 본래의 자신을 지켜나가는 것―그것이 불염오(不染汚).
--- p 73


◇ 지금 바로 이 순간

생명 무상(無常)
지금
바로 이 순간뿐인
당신의 생명
나의 생명

옛 사람은 「지금」이라는 순간조차 엄밀히 말하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금」이라는 말을 하는 순간, 「지」라는 말은 이미 사라지고 없기 때문입니다. 아주 짧은 순간일지라도 변하지 않은 상태로 정지되어 있는 것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한 것을 이라고 합니다. 만물은 끝없이 변화한다는 의미입니다. 무상이므로 갓난아기가 성인이 되며, 꽃봉오리가 꽃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상인 까닭에 어느 누구에게도 내일의 생명을 보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p.88



[언론서평]

세계일보 2003-03-15 안용성기자 [400자책읽기] 서예가의 삶에 대한 단상 

경향신문 2003-03-15

연합뉴스 2003-03-13 김은주 기자


출처:

http://www.risu.co.kr/

http://www.yes24.com/24/goods/344559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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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소노 아야코
옮긴이: 오경순

출판사: 리수

출간일: 2002년 4월 1일
원제: 中年以後


[책소개]

오늘날 중년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일단 그들에게는 자녀 양육과 부모부양, 그리고 책임져야 할 사회적 지위 등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여기에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권태로움이 공존한다. 그리고 존재 사실조차무감각해진 동반자 등 타성에 젖어버린 무기력함이 엿보인다.

 

리수에서 출간된 《중년이후》(소노 아야코 지음)는 이처럼 정체된 듯한 중년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고, 마음 한 구석에중년 이후의 삶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드는 책이다. 삶을 바라보는 안목은 온갖 시행착오를 겪은 중년이후에나 얻을 수 있기에 중년 이후의 삶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이라고 말한다.

 

"살아보니…, 만남이란어떤 것이고, 돈이란 무엇이며, 행복이란 어디에 있더라"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중년 이후라야 자연스럽다. '세월'을 대가로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서 우리는 연장자로부터 지혜를배워왔고, 거창하게는 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해왔다.

 

분명 나이가 든다는 것에는 육체적 쇠퇴가 따른다. 중년 이후는 누구나오체 만족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깨닫게 된다. 걸어다닐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이며, 또 자기 스스로 먹을 수 있고 배설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위대한 일인지를 말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 소멸의 길을 영혼 완성의 길로 바꾸며 나아가게된다.

 

게다가 추한 것, 비참한 것에서도 가치있는 인생을 발견해낼 수 있는중년 이후가 되면 인생이란 계산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대부분 젊었을 때는 자신의 생각대로되는 일에 쾌감을 느끼지만 중년 이후에는 자신의 견해, 예측, 희망등이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을 납득하게 되고, 아무리 일이 안 풀려도 자살할 정도로 자신을 막다른 지경까지몰아넣는 일은 없다. 물론 일이 잘 되어도 자신의 공 때문이 아니라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마음 편하게생각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마음의 여유는 타인의 결점이나 실패에 대해서도 웃으면서 말할 수 있게하고, 관대함과 용서로 이어진다.

실로 인간은 중년이 되어야 비로소 인생의 참묘미를 알게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중년 이후에 가져야 할 삶의 자세와 방식을 접하게 된다. 이는곧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를 어떻게 음미하고 소화해내느냐에 따라 중년 이후의 삶이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따라서 '나이듦'에 대해서 불안해하거나, 또는 좀 더 멋있는 중년 이후를 생각하는 이들에게 곱씹어 볼 수 있는 조언이 될 책이다.



[저자 소개]

소노 아야코(曾野綾子)

1931년 도쿄 출생. 소설가. 성심여자대학교 영문과 졸업.
1954년 《멀리서 온 손님(遠來の客達ち)》이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가 되어 문단 데뷔. 
대표작으로《이름 없는 비석(無名碑)》《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誰のために愛するか)》《계로록(戒老錄)》《기적(奇蹟)》《신의 더럽혀진 손(神の汚れた手》《죽은 자의 방(死者の宿)》《호수 탄생(湖水誕生)》《천상의 푸르름(天上の靑》《21세기에의 편지(二十一世紀への手紙》등 다수. 1970년 발표한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는 400만 부가 넘는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함.

아시아·아프리카 국제봉사재단 이사, 일본 문예가협회 이사, 해외 일본인선교사 활동후원회 대표, 일본 오케스트라연맹 이사를 역임. 현재 일본재단 회장.

우리나라의 성나자로 마을 나환자들을 위한 강연회 및 자선 모임을 주선하는 등 20여 년 간 나환자들을 위한 지원 및 이들 소외 계층의 슬픔과 고통을 문학 작품을 통해 승화시킴. 또한 1978년 경주 나자로원을 설립하여 국내에 독거하는 일본인 노인들의 숙식을 돕고 있음. 2000년 6월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펴낸 《내일을 위한 기도》(일본판 제목 '가시밭길 저편')에 추천문을 써준 것이 인연이 되어 이희호 여사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함.

수상 경력은 로마 법왕청의 바티칸 유공십자훈장 수상(1979년), 한국 한센병 사업연합회의 다미앵 신부상 수상(1983년), 한국 우경재단의 문화예술상 수상(1992년), 일본 예술원 은사(恩賜)상 수상(1993년), 일본 방송협회 방송문화상 수상(1995년), 요미우리 국제협력상 수상(1997년), 헬렌켈러 퓰리처상 수상(2000년) 등이 있다.


[차례]

1. 단지 인간 그 자체만이 존재할 뿐이다
2. 출신상의 컴플렉스를 떨쳐버린다
3. 정의보다는 자비
4. 추한 것, 비참한 것조차 가치 있는 인생
5. 참된 인생의 가치 판단을 하게 된다
6. 잃어버리는 것들에 대한 준비
7. 아내는 눈에 익은 가구와 같은 존재
8. 달인의 조건
9. 읽혀지지 않은 일기
10. 계산대로 되지 않는 인생
11. 자식이 있다는 것의 쓸쓸함과 괴로움
12. 어디에나 지옥과 천국은 있다
13. 가치관의 교차점
14. 여생의 안목
15. 먼저 일어나 물러가는 연장자
16. 말석의 편안함을 안다
17. 내가 없더라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18. 위기의 가능성을 안다
19. 세상사를 관조할 수 있게 된다
20.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
21. 힘이 부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22. 인간임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


[본문 중에서]

사정을 알게 되면 쉽사리 착한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규정지을 수 없게 된다. 나쁜 짓을 저지른 것은 분명하지만, 그 배경에는 어렸을 적부터 이런 저런 불행을 체험했기 때문일 거라는 등의 이유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저 녀석은 악마다'라는 말 따위는 절대로 할 수 없게 된다. 반면에 늘 착한 사람에게서는 인생을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되기도 한다. 남에게는 친절하면서도 자신의 친인척이 불행에 처했을 때는 나 몰라라 하는 사람도 세상에는 얼마든지 많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착한 사람이지요'라는 말은 도저히 할 수 없게 된다.--- p.18 ~ 19


중년은 용서의 시기이다. 노년과는 달리 체력도 기력도 아직 건재하며 과거를 용서하고 자신에게 상처준 사건이나 사람을 용서한다. 예전에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흉기라고까지 생각했던 운명을, 오히려 자신을 키워준 비료였다고 인식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갖게 되는 것이 중년 이후인 것이다.--- p.31


만일 아내 쪽도 남편에게서 이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남편과의 생활에 만족하면서도 다른 남자와 사귀게 되는 경우가 되면 이 도식은 평등한 것이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내에게 있어서 남편은 눈에 익은 가구와 같은 존재는 되지 않는다. 그 점에서 비극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타인이 육친이 되는 변화란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것이다. 이런식으로 부모와 사별하는 쓸쓸한 운명을 신이 보상해주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p.87


내 경험상 체험이 아니라 지식으로만 터득한 것은 나의 피와 살이 될 정도의 정열로 발전된 것은 거의 없었다. 축적된 지식이 나의 체험에 힘입어 하나의 사상이 된 적은 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것, 교육받은 것 중에는 순수하게 그 자체가 나의 신조가 된 것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상상력이 훨씬 부족하고, 추상적인 명제를 이해하는 능력도, 도 그러한 것을 내 마음속에 뿌리내리게 하는 힘도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란 자신이 체험함 것밖에는 알 수 없다는 사고에서 나는 지금까지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p.111

그 친구는 원래부터 대단히 건강한데다 마음도 항상 밝았다. 수술의 어려움은 있었으나, 수술 이후 여전히 건강하다. 한쪽 유방을 도려냈으나 어쩐 일인지 수술 후에도 체중니 똑같다고 해서 우리 모두 는 '무슨 소리야. 그런 엉터리 계산법이 어디 있어'하며 동정은 고사하고 오히려 그녀를 놀릴 정도였다. 그 친구도 한 쪽 유방만 있기 때문에 엄밀하게 따지면 오체만족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녀는 더더욱 건강한 빛을 발하고 있다.--- p.151


하루는 24시간뿐이다. 도저히 우리 마음대로 조작 불가능한 것이 바로 시간이다. 시간은 가장 잔혹한 것이다. 시간은 최고의 성실을 요구한다. 누구에게, 어디서, 무엇을 단념하고 무엇을 선택하기 위해 사용할 것인가를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두렵다.

시간 다음으로 돈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에 써버리게 되면, 그 외의 것에 돌아가는 금액은 줄어들게 된다. 남편의 양복을 사게 되면, 아내의 핸드백을 살 수 없게 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들 모두를 학원에 보내고 싶으나, 장남이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는 차남의 학원 입학을 보류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두루두루 아쉬울 것 없이 모든 자식들에게 공평하게 해주는 것이란, 경제적으로 꽤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참으로 중년 이후의 인생이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어느 한쪽을 두둔하게 되면, 다른 한쪽은 멀어지게 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한 선택의 순간에, 사람은 자신의 마음속으로 좋고 싫음에 관계없이 우선 순위를 정하게 된다.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되면, 다른 것은 포기하게 되는 현실을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마음만은 두 사람에게 나누어
...  --- p.224 ~ 225


넓은 의미에서 덕이란, 우리들이 매일 바라보는 하늘과도 같다. 그곳에서 모든 인간의, 인간만이 갖고 있는 불가사의한 광채가 빛을 발하고 있다. 빛은 인생의 황혼에서, 밤이 가까워진 무렵에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리라.--- p.240


인간의 생애란 대충대충의 어설픈 사고로는 완성되어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오랜 세월 동안 늘 마음을 쓰며 노력하다 보면, 조금씩조금씩 완성되어지는 것 같다. 당연한 것이지만, 결국 그러한 완성이란 중년 이후에야 가까스로 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그와 같은 더딘 인생의 완성 과정을 나는 진정으로 감사하고 싶다. 완성이 뒤늦게 찾아오게 되는 것은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차분하게 음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너무 빨리 완성되면 죽을 때까지 따분하고 무료해지고 만다. 나는 중년 이후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러한 운명의 깊은 배려를 깨달을 수 있었다.--- p.247



[언론 서평]


조선일보 [책과 생활] 2002-04-05

경향신문 책마을 2002-04-06 김택근기자
: 어느새 중년 그러나 즐거운 상상'··짐이 아름답다'

중앙일보 책꽂이 2002-04-06

굿데이 굿데이신간 2002-04-06

스포츠조선 금주의 뉴셀러 2002-04-08

국민일보  책꽂이 2002-04-09

오마이뉴스 2002-04-13 유경 기자

동아일보 2002-05-04 허문명 기자

조선일보 2002-05-10 건국대 중문과 임동석 교수

조선일보 2002-05-13 김태훈 기자: 40대 향수문화뜬다

가톨릭신문 2002-06-02

경향신문  2002.9.28: 주름진 그러나 두려움 없는실버

경향 신문  2002.12.28:2002책마을]51그릇에 담은정신의 밥



출처:
http://www.risu.co.kr/ 
http://www.yes24.com/24/goods/266848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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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소노 아야코
옮긴이: 오경순, 이현기
출판사: 영푼문고
출간일: 1998년 9월 17일
원제: 戒老録 自らの救いのために



24년간 128쇄를 발행한 일본의 초장기 베스트셀러.
우리가 늙어가며 노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지혜를 준다.
- 영풍문고 출판부 추천글 중-


[본문 중에서]

멋지고 풍요로운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 다른 사람이 무엇인가 '주는 것', '해주는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 '노인'은 지위도 아니며 자격도 아니다
- 자신의 생활철학을 가지고 타인의 생활철학을 좋다, 나쁘다 단정하지 말고 그대로 인정할 것
- 같은 연배아 사귀는 것이 노후를 충실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 자신의 용모가 허술해지는 것을 걱정하는 만큼 남들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 자주 버릴 것
- 화초 돌보는 일만 하고 있으면 빨리 늙는다


[저자 소개]

소노 아야코(曾野綾子)

1931년 도쿄 출생. 소설가. 성심여자대학교 영문과 졸업.
1954년 《멀리서 온 손님(遠來の客達ち)》이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가 되어 문단 데뷔. 
대표작으로《이름 없는 비석(無名碑)》《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誰のために愛するか)》《계로록(戒老錄)》《기적(奇蹟)》《신의 더럽혀진 손(神の汚れた手》《죽은 자의 방(死者の宿)》《호수 탄생(湖水誕生)》《천상의 푸르름(天上の靑》《21세기에의 편지(二十一世紀への手紙》등 다수. 1970년 발표한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는 400만 부가 넘는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함.

아시아·아프리카 국제봉사재단 이사, 일본 문예가협회 이사, 해외 일본인선교사 활동후원회 대표, 일본 오케스트라연맹 이사를 역임. 현재 일본재단 회장.

우리나라의 성나자로 마을 나환자들을 위한 강연회 및 자선 모임을 주선하는 등 20여 년 간 나환자들을 위한 지원 및 이들 소외 계층의 슬픔과 고통을 문학 작품을 통해 승화시킴. 또한 1978년 경주 나자로원을 설립하여 국내에 독거하는 일본인 노인들의 숙식을 돕고 있음. 2000년 6월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펴낸 《내일을 위한 기도》(일본판 제목 '가시밭길 저편')에 추천문을 써준 것이 인연이 되어 이희호 여사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함.

수상 경력은 로마 법왕청의 바티칸 유공십자훈장 수상(1979년), 한국 한센병 사업연합회의 다미앵 신부상 수상(1983년), 한국 우경재단의 문화예술상 수상(1992년), 일본 예술원 은사(恩賜)상 수상(1993년), 일본 방송협회 방송문화상 수상(1995년), 요미우리 국제협력상 수상(1997년), 헬렌켈러 퓰리처상 수상(2000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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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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