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work'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11.02 인생의 반환점 40대

현재 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인 평균수명을 보면 여성은 약 87.14세, 남성은 약 80.98세(2016년 후생성 통계자료)이다. 이 통계는 과거 10년 전보다 남성, 여성 공히 3세씩 늘어난 수치다. 또한 현재 일본 전체 인구의 27% 즉 일본 인구 4명중 1명이상이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가히 노인천국이라 할만하다.


한편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여성은 약 85.2세, 남성은 약 79세로 세계 제 1위 최장수 국가인 일본과 거의 막상막하다. (2017년도 행정안전부 통계자료)

또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7년 현재 전체 인구의 14.02%를 차지하면서 처음으로 14%를 넘어섰다. 지난 2000년엔 7.2%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한지 17년 만에 ‘고령사회’가 된 셈이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미국의 경우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전환하는 데는 69년가량 걸렸고, 영국은 45년, 일본은 25년가량 걸렸다.<서울경제http://www.sedaily.com(2017. 9. 3)> 이러한 통계들을 볼 때 현재 진행되는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일본보다도 훨씬 빠른 셈이다.

 

어느덧 인생 80년, 90년 시대도 지나고 바야흐로 백세인생 시대를 살고 있다.

인생 70~80년 시대에는 그런대로 20-30-20의 공식 통용되었다. 즉 20세까지 공부하고 50세까지 3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벌어 그 후 남은 20여 년 동안 넉넉하지는 않으나 그럭저럭 노후생활을 꾸려나갈 수가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인생 90~100년 시대에 접어들면서 30-20-30(40)의 공식으로 바뀌어버렸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경쟁력을 갖추려면 30년 정도는 공부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직장생활 기간은 10년이 줄어드는 반면, 노후생활은 10~20년이나 늘어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투자기간은 늘고 회수기간은 줄어드는 적자 인생이 되기 십상이다. 수명은 늘어나는데 아무런 경제적 대책이나 준비 없이 노후 30~40년을 보내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막막한 노릇이다.


40대는 인생 90~100년이라는 긴 마라톤 경주의 중간 지점, 즉 반환점에 다다르는 시기다. 지금까지 앞만 보며 쉬지 않고 달려 온 기나긴 길의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을 향해 여태껏 달려온 그 이상을 또 다시 달려가야 할 시점이다. 반환점부터는 주위의 풍경도 바라보고 그동안 박수를 보내 준 고마운 이들과 자신이 걸어왔던 희노애락 경험을 떠올리면서 마음의 여유를 안고 달려가야 한다. 출발할 때는 내가 최고며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으리란 기대와 자신감으로 벅차올랐을지 모르지만, 반환점을 돌아가는 시점부터는 세상일이 반드시 내 생각대로만 되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조금씩 눈치 채 가면서 아무에게도 탁 터놓고 말 못할 사연 한 두 가지 씩은 가슴에 품고 달려가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이 세상에 인간의 힘으로 이해 못할 인간의 일이 별로 없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라는 소설가 정이연의 말이 귀에 속속 박히는 때도 40대쯤이 아닐까.


40대는 시간을 갖고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러나 진지하게 남은 인생을 계획해 볼 때이다.

‘감동(感動)’이란 세상에 대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감동의 의미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나이도 40대가 아닌가 싶다.


40대에는 취미 활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래야 앞으로 남은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보낼 수 있고 삶의 보람도 느낄 수 있다. 어떤 이는 취미란 ‘쓸데없는 것에 대한 정열’이라고도 한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정도까지 푹 빠져서 즐길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잘 살려서 제 2의 직업으로 삼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취미는 돈이나 세상의 이해득실과는 관련이 없는 경우도 많다. 내가 좋아서 하는 취미 활동은 세상의 온갖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즐겁다.


건강도 장수도 능력이며 축복이다. 이런 의미에서 40대의 취미활동은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안겨주는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이다.

40대의 취미는 어느 정도 낭만적일 필요도 있다. 여행도 혼자 떠날 수 있는 용기와 여유가 있어야 진정으로 떠날 수 있기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낯선 이국의 작은 골목길을 들어서다 마주친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과 피아노 소리, 오래된 빵집의 멋진 간판 글씨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40대의 여행이다. 혼자 가까운 산을 찾아 땀 흘리며 올라, 구름 위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40대의 낭만이다.

 

 

 

가끔 여기저기 매스컴에서 현대사회를 ‘지식사회’니 ‘정보화 사회’니 하며 또한 지식사회에서는 ‘Network’와 ‘Knowhow’가 중요하니 어쩌니 운운하지만, 아주 쉽게 얘기해 ‘Network’는 ‘인간관계’이고 ‘Knowhow’는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그 분야의 경험’이다. 그동안 우리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온몸으로 터득한 지혜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그러므로 여태껏 살아오는 동안 지금까지 맺어 온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자신이 몸과 마음을 바쳐 일해 온 분야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활용한다면, 지식사회든 정보화 사회든 당당하게 살아가는 데에 커다란 힘이 될 터이다.

(2014. 11. 2)

Posted by 오경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