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소노 아야코

옮긴이: 오경순
출판사: 리수
출간일: 2005년 9월 3일
원제: 中年以後

* 2002년 출간된 '중년이후'의 개정판



[책 소개]

‘세월이 참 빠르다’, ‘내 나이도 벌써…’라는 생각이 들 무렵,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해 신중하게 되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희망과 목표로 가득 찼던 인생 초반기와는 달리 이쯤 되면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 그리고 책임져야 할 사회적 지위 등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저자는 서두에 “오래 전부터 중년이후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70년을 넘게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제대로 우러난 인생의 참묘미를 곱씹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30대 중반부터 50대까지를 중년으로 생각한 저자는 중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계산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 대한 통찰력이 생기면서 인생이 무르익어 간다고 이야기한다.

분명 나이가 든다는 것에는 육체적 쇠퇴가 따른다. 누구나 점점 오체만족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깨닫게 된다.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이며, 또 자기 스스로 먹을 수 있고, 배설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를 말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 소멸의 길을 영혼 완성의 길로 바꾸며 나아가게 된다.

소노 아야코는 1931년 생으로, 70대에 이 책 <행복하게 나이드는 비결-소노 아야코의 중년이후>를 쓴 것과 달리, 아주 오래 전 40대에 노년의 이야기를 담은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소노 아야코의 계로록(戒老錄)>을 펴낸 점이 특이하다.

늙음을 경계하는 쓴 소리를 보다 젊었을 때 쓰고, 나이듦의 진정한 가치를 경험을 통해 표현한 덕분인지 소노 아야코의 이 두 책은 독자들의 허점을 예리하게 지적하며 세월의 흐름과 무관한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어오고 있다.

인생에 있어서 희망 순탄함 성공뿐만 아니라 좌절 인내 비참함 등도 인생을 완성시키기에 의미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인생 완성의 과정이므로, 인생의 쓴맛 단맛 모두를 음미하는 것이 곧 행복하게 나이드는 비결이라 전하는 책이다.

좀 더 젊었을 때 나의 인생을 이어주는 소소한 것들의 위대함을 알게 된다면, 나이듦은 불안과 체념이 아닌 항상 신선한 기대로 채워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소노 아야코(曾野綾子)

1931년 도쿄 출생. 소설가. 성심여자대학교 영문과 졸업.
1954년 《멀리서 온 손님(遠來の客達ち)》이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가 되어 문단 데뷔. 
대표작으로《이름 없는 비석(無名碑)》《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誰のために愛するか)》《계로록(戒老錄)》《기적(奇蹟)》《신의 더럽혀진 손(神の汚れた手》《죽은 자의 방(死者の宿)》《호수 탄생(湖水誕生)》《천상의 푸르름(天上の靑》《21세기에의 편지(二十一世紀への手紙》등 다수. 1970년 발표한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는 400만 부가 넘는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함.

아시아·아프리카 국제봉사재단 이사, 일본 문예가협회 이사, 해외 일본인선교사 활동후원회 대표, 일본 오케스트라연맹 이사를 역임. 현재 일본재단 회장.

우리나라의 성나자로 마을 나환자들을 위한 강연회 및 자선 모임을 주선하는 등 20여 년 간 나환자들을 위한 지원 및 이들 소외 계층의 슬픔과 고통을 문학 작품을 통해 승화시킴. 또한 1978년 경주 나자로원을 설립하여 국내에 독거하는 일본인 노인들의 숙식을 돕고 있음. 2000년 6월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펴낸 《내일을 위한 기도》(일본판 제목 '가시밭길 저편')에 추천문을 써준 것이 인연이 되어 이희호 여사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함.

수상 경력은 로마 법왕청의 바티칸 유공십자훈장 수상(1979년), 한국 한센병 사업연합회의 다미앵 신부상 수상(1983년), 한국 우경재단의 문화예술상 수상(1992년), 일본 예술원 은사(恩賜)상 수상(1993년), 일본 방송협회 방송문화상 수상(1995년), 요미우리 국제협력상 수상(1997년), 헬렌켈러 퓰리처상 수상(2000년) 등이 있다.



[차례]

1. 단지 인간 그 자체만이 존재할 뿐이다
2. 출신상의 콤플렉스를 떨쳐버린다
3. 비로소 인생은 무르익는다
4. 정의보다는 자비
5. 추한 것, 비참한 것조차 가치 있는 인생
6. 참된 인생의 가치 판단을 하게 된다
7. 잃어버리는 것들에 대한 준비
8. 아내는 눈에 익은 가구와 같은 존재
9. 달인의 조건
10. 부모를 부양하는 자식
11. 읽혀지지 않은 일기
12. 계산대로 되지 않는 인생
13. 자식이 있다는 것의 쓸쓸함과 괴로움
14. 어디에나 지옥과 천국은 있다
15. 가치관의 교차점
16. 여생의 안목
17. 먼저 일어나 물러가는 연장자
18. 말석의 편안함을 안다
19. 내가 없더라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20. 위기의 가능성을 안다
21. 중층적으로 세상을 관조한다
22.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
23. 힘이 부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24. 인간임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


[본문 중에서]

사정을 알게 되면 쉽사리 착한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규정지을 수 없게 된다. 나쁜 짓을 저지른 것은 분명하지만, 그 배경에는 어렸을 적부터 이런 저런 불행을 체험했기 때문일 거라는 등의 이유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저 녀석은 악마다'라는 말 따위는 절대로 할 수 없게 된다. 반면에 늘 착한 사람에게서는 인생을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되기도 한다. 남에게는 친절하면서도 자신의 친인척이 불행에 처했을 때는 나 몰라라 하는 사람도 세상에는 얼마든지 많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착한 사람이지요'라는 말은 도저히 할 수 없게 된다.--- p.18 ~ 19


중년은 용서의 시기이다. 노년과는 달리 체력도 기력도 아직 건재하며 과거를 용서하고 자신에게 상처준 사건이나 사람을 용서한다. 예전에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흉기라고까지 생각했던 운명을, 오히려 자신을 키워준 비료였다고 인식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갖게 되는 것이 중년 이후인 것이다.--- p.31


만일 아내 쪽도 남편에게서 이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남편과의 생활에 만족하면서도 다른 남자와 사귀게 되는 경우가 되면 이 도식은 평등한 것이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내에게 있어서 남편은 눈에 익은 가구와 같은 존재는 되지 않는다. 그 점에서 비극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타인이 육친이 되는 변화란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것이다. 이런식으로 부모와 사별하는 쓸쓸한 운명을 신이 보상해주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p.90


출처:
http://www.risu.co.kr/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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