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공부 평생청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3.30 아이다 미쓰오(相田みつを) 선생과의 첫 만남
  2. 2014.11.02 평생공부 평생청춘

 

 

「한 순간의 우연한 만남이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수가 있지

 그런 멋진 만남을 … 」

 

「そのときの出逢いが

その人の人生を根底から変えることがある

よき出逢いを … 」

 

 

 

 나와 아이다 미쓰오(相田みつを) 선생과의 첫 만남은 1997년 3월 NHK 위성방송「말에 용기를 얻어 ‘아이다 미쓰오 ․ 인생의 응원가’ (ことばにいかされて ‘相田みつを․人生の応援歌’)」란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였고, 한 시간 내내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그날의 감동이 아직도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

 

방송을 본 후, 아이다 미쓰오 선생의 말과 글을 생각하며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던 어느날, 신주쿠(新宿)의 ‘기라쿠(きらく)’ 스시집 주인인 안도(安藤) 씨로부터 아이다 미쓰오 선생의『오직 한 길 오직 한가지 일(いちずに一本道 いちずに一ッ事)』이란 책을 선물 받았다.

 

또 그로부터 얼마 후, 일본인 친구 다카하라(高原) 씨에게서『행복은 언제나(しあわせはいつも)』란 책을

건네받으면서 아이다 미쓰오 선생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그해 여름 긴자(銀座)의 아이다 미쓰오 미술관을 찾아가, 전시된 작품들을 직접 둘러보면서 아이다

미쓰오 선생의 살아 숨 쉬는 듯한 숨결과 잔잔한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아이다 미쓰오 미술관은 2003년 긴자에서 도쿄역 국제포럼 빌딩으로 이전하였다.)

 

넓은 미술관 내부는 은은한 조명과 부드러운 음악이 잘 어우러져 도심의 오아시스다운 그런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지금 여기(いまここ)』란 시집이 영역본『THE HERE AND NOW』로 이미 출간되어 있었다. 영역본을 보는 순간,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글들을 우리나라에서도 누군가 번역한다면 좋을텐데…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살아가면서 ‘설마’ 했던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 열세 권 남짓한 아이다 미쓰오 선생의 책을

읽어가면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들을 하나하나 번역 해 나갔다. 단지 그저 내가 좋아서였다. 아이다 미쓰오 선생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글자 하나하나가 무엇보다도 내게 절실하게 다가왔으며 바로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위로와 위안의 목소리처럼 느껴졌다.

 

그러는 동안 또 몇 해가 흘렀다. 언젠가 볼일이 있어 출판사에 들렀다가 아이다 미쓰오 선생의 글에 대해

지나가는 말로 가볍게 소개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설마’ 했던 번역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

 

서예가이자 시인으로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글과 말을 탐구해온 아이다 미쓰오 선생은 전시와 전후 동란기의 청춘시대를 보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하면서 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특히 1984년에 출판된『사람이니까(にんげんだもの)』와『평생감동 평생청춘

(一生感動 一生青春)』은 밀리언셀러가 되었으며 지금도 남녀를 막론하고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두터운 지지를 얻고 있다.

 

아이다 미쓰오 선생의 글들은 쉬워서 얼핏 읽으면 바로 이해가 되지만 … 그러나 찬찬히 곱씹어보면 또 대단히 난해하다.

내면의 의미가 너무도 깊고 깊어 평생을 걸쳐서도 내가 그렇게 행할 수 없는 말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다 미쓰오 선생의 글을 읽는 순간,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유니크한 서체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쉽게 써내려간 글들의 심오한 의미에 다시 한 번 매료된다.

 

◇ 평생감동 평생청춘 (一生感動 一生青春)

 

여든이 넘어도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사람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몇 살이 되 든 감동, 감격하지 않으면 살아 있는 게 아니다.

날마다 끊임없이 무엇인가에 감동하며 가슴 설레는 것, 나는 그것을 청춘이라 부른다.

 

 

◇ 평생공부 평생청춘 (一生勉強 一生青春)

 

 

 

 

  ◇ 지금, 여기 그리고 나자신, 이 세 가지 합이 나의 인생

 

 

 

◇ 행복은 언제나 나의 마음 속에 있는 것

 

 

 

만남 (めぐりあい)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요.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 길(道)

 

  내 길은 내가 만들고

  내 길은 내가 펼쳐나간다

  다른 사람이 만든 길은

  내 길이 될 수 없지

 

 

아주 쉽고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말투로 인간 아이다 미쓰오 선생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한 시들은 읽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며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때로는 차분하게 타이르며, 때로는 힘차게 격려하면서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특히 요즈음처럼 여유 없이 분주하고 고달픈 생활을 하는 많은 이들이 아이다 미쓰오 선생의 말과 글을 접하게 된다면 많은 위안과 용기를 얻게 되어, 녹록치 않은 일상일지라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아이다 미쓰오 선생은 떠났어도(1991년 서거) 그의 시는 변함없이 많은 이의 마음에서 마음으로 읽혀지며

늘 새로운 사랑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2015. 3. 30)

 

  

** 사진 출처는 아이다 미쓰오(相田みつを) 선생 작품『生きていてよかった』의 한국어 번역본『덕분

   에』(오경순 옮김, 리수출판사, 2003년)와 구글 이미지(Google Image)에서 발췌했음을 밝힌다.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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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재미있는 한 ․ 중 ․ 일 한자 풀이>

 

언어를 공부하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읽고 듣고 쓰면서 늘 접하는 용어라 할지라도 일단 정확한 의미부터 따져보고 시작하는 습관이 몸에 붙었다. 직업병의 일종일지도 모르겠다. 대학원 일어일문학과에서 일한번역을 전공하고 번역작업을 하면서 일어도 그렇지만 특히 한국어 사전을 뒤적거리는 시간이 부쩍 많다.


언젠가 영어권 사람들에게 한국어는 ‘세상에서 4번째로 배우기 어려운 언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 톱 5’를 꼽았는데 그 중에 한국어가 4위에 랭크됐단다. 1위는 아랍어, 2위는 중국어, 3위는 일본어, 5위는 헝가리어 순이었다.


한국 중국 일본이 한자 문화권이며 우리말에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게 잡으면 50%이상이며 많이 잡으면 70%이상을 차지하고, 일본어는 원래 중국 한자에서 따온 말이니 한도 끝도 없이 많고 어려운 한자를 제쳐두고는 내 분야 공부나 연구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렇다보니 지금 내가 하는 공부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 세 가지를 하는 셈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언어, 특히 한자를 재미있고도 쉽게 가르치자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다 생각해낸 것이 한국 중국 일본의 한자로 풀어보는 재미있는 한자 문화 이야기이다.

공부는 늘 어렵고 힘들지만 가끔 이런 쏠쏠한 재미 덕에 오늘도 책상에 앉게 된다.


“기도는 내일 죽을 것처럼 하고 공부는 백 살을 살 것처럼 하라”지만 떼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백 살까지 그리 오래 살 것 같지도 않은데… 하면서도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이런 재미가 공부의 마력이 아닌가 싶다.


늘상 공부 공부하다 보니 공부(工夫)에 대한 한 ․ 중 ․ 일 한자 풀이가 정말 멋진 의미인 걸 알았다. 이렇게 근사한 공부의 뜻을 알려주면 저절로 동기부여가 되리라.

‘공부(工夫)’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학문이나 기술 등을 배우고 익힘’으로 나와 있다.

또한 영어사전을 보면 ‘study, learning, work’로 나온다.


‘공부(工夫)’의 원래 한자 의미는 좋은 방법을 구하려고 이리저리 생각하는 것, 또는 품성의 수양, 의지의 단련 등을 나타낸다. 일본어에서도 흔히 쓰이는 ‘工夫’의 의미는 ‘생각을 짜내다, 궁리하다’란 뜻이다.

한편 중국어에서 ‘공부(工夫)’는 ‘시간’, ‘짬’, ‘틈’, ‘여가‘를 의미한다. 한국어에서는 본래의 의미에서 확장하여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일본어 ‘공부(勉强)’의 의미로 쓰인다.

따라서 한국 ․ 중국 ․ 일본에서 사용하는 ‘공부(工夫)’의 의미를 종합해서 요약해보면 아래처럼 근사한 말이 된다.


시간을 투자하고(중국어)

생각을 짜내어(일본어)

배우고 익힌다(한국어)


논어 첫 장 첫 구절에 등장하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悅乎)’중에서 ‘습(習)’이란 말도 새가 백번씩이나 날갯짓을 반복해 날게 되듯이 배우고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든다는 결국 ‘공부(工夫)’ 의미와 같다.


한국 ․ 중국 ․ 일본의 바보 구별법도 제각각


하는 일마다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어리석고 멍청한 사람을 흔히 ‘쑥맥’이라고 하는데 실은 ‘쑥맥’이 아니라 ‘숙맥’이 맞는 말이다. 이 ‘숙맥’이란 말은 어디서 왔을까? 순우리말로 착각하기 쉬운 ‘숙맥’을 한자로 쓰면 ‘菽麥’ 즉 콩(菽)과 보리(麥)다. 원래의 뜻은 콩과 보리도 구분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뜻하는 ‘숙맥불변(菽麥不辨)’에서 왔다. 이 ‘숙맥불변(菽麥不辨)’에서 ‘불변(不辨)’을 생략한 말이 ‘숙맥’이다.

그러나 요즘은 ‘숙맥’이란 말을 너무 순진하여 숫기가 없는 사람이나 재미없는 사람이란 의미로 쓰기도 한다.

우리말 숙맥처럼 특정 사물을 구별 못하여 바보, 멍청이를 뜻하는 말이 일본어와 중국어에도 있는 게 재미있다. 일본어에는 말(馬)인지 사슴(鹿)인지 구별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바카(馬鹿)’라 하는데 일본어 ‘바카’는 우리말과 같이 바보, 천치, 얼간이, 맹꽁이, 멍청이를 일컫는다. 한편 중국어에도 이와 유사한 표현이 있는데 오곡을 구별 못하는 사람을 ‘우구푸휀(五谷不分)’이라 하며 이 역시 바보, 멍청이를 뜻한다. 여기서 오곡(五谷)은 ‘稻(벼) · 黍(조) · 稷(수수) · 麦(보리) · 豆(콩)’을 가리킨다.


한국어 : 콩(菽)인지 보리(麥)인지 구별 못하는 사람 → 숙맥불변(菽麥不辨)→ 숙맥 (바보, 천치)

일본어 : 말(馬)인지 사슴(鹿)인지 구별 못하는 사람 → (馬鹿) → 바카 (바보, 천치)

중국어 : 오곡(五穀)을 구별 못하는 사람 → 오곡불분(五谷不分) → 우구푸휀(바보, 멍청이)



중국에서 ‘애인 있나요?’는 ‘결혼 했나요?’의 뜻


‘애인(愛人)’의 원래 뜻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일본어에서는 정식 혼인관계 외의 불륜 상대 즉 ‘정부(情夫, 情婦)’등 내연 관계의 이성을 에둘러 표현하는 말이다.

중국에서 ‘당신 애인 있어요?’라고 물으면 그것은 ‘결혼 했나요?’의 의미다. 중국에서는 정식 혼인 관계에 있는 배우자, 즉 남편 입장에서의 아내, 아내 입장에서의 남편을 뜻한다.

한국에서 ‘애인(愛人)’은 이성 친구나 ‘연인(戀人)’을 의미한다.


한중일 각각 다른 ‘애인(愛人)’

한국어 : 愛人 : 연인(戀人), 이성 친구

일본어 : 愛人 : 불륜 관계의 이성

중국어 : 愛人 : 배우자 즉 아내나 남편

 

한국의 돌대가리(石頭)는 중국 ․ 일본에서는?


‘석두(石頭)’는 일본어에서는 융통성 없이 생각이 완고한 사람을 뜻한다. 중국어에서는 땅에 떨어져있는 돌이라는 의미다. 한국어에는 말 그대로 돌처럼 딱딱한 머리를 뜻한다. 그러나 일본어에서 말하는 완고한 사람을 뜻하기보다는 머리가 나쁜 사람, 우둔한 자라는 어감이 강하다. 순한글로 ‘돌대가리’라고 한다.


한국어 : 石頭 : 머리가 나쁜 사람

일본어 : 石頭 : 완고한 사람

중국어 : 石頭 : 돌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에서 이시형 박사는 공부란「Low Risk High Return」이라 했다.

맞는 말이다.

공부는 내가 투자한 노력과 시간만큼 되돌아오는 부메랑과 같다.


누구든 한번은 젊고 한번은 늙는다. ‘이 나이에…’하며 어느 샌가 훌쩍 지나가 버린 진미(眞味)기간을 운운한들 별 뾰족한 수가 없다.


일본의 어떤 생리학자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65세까지도 채 반도 사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반은 백지. 새하얀 캔버스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캔버스에 어떤 그림을 그려 갈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도전해보면서 나만의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어야 한다.

(2014. 11. 2)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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