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소노 아야코
옮긴이: 오경순
출판사: 리수
출간일: 2008년 1월 17일
원제: 今日をありがとう: 人生にひるまない365日の言葉


[책 소개]

매일 매일 편안하게 생각하는 데 익숙해지면…
365일 날짜 별로 흘러가는 글을 읽노라면 인생, 관계,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묵상에 빠져들게 된다.
소노 아야코는 이렇게 말한다. 매일 매일 편안하게 생각하는 데 익숙해지라고…. 그러면 화낼 일도 없고, 벌컥 화를 내거나 원망하는 일이 없으면 인생의 깊이를 볼 수 있어 삶 자체가 즐거워진다고…. 슬픈 일의 이면까지 납득하고 이해하게 되면 감사하게 되고 비로소 인생의 밝은 면을 볼 수 있게 된다. 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 별을 만날 수 있는 것처럼.

문득 바라본 일력과 같은 책
이 책은 주문한 우동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문득 바라본 일력과 같은 책이다. 일력 속 일일선(一日一善)이라는 말을 보면 잠시나마 오늘은 무슨 좋은 일을 했을까? 하고 되돌아보게 된다. 이렇듯 보잘 것 없는 시간의 공백을 메워주는 진중함처럼 타성에 젖은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계기를 만든다.

절망의 주역들에게 감사를…
더 많고 더 좋은 것을 이루는 것이 선으로 받아들여지는 이 시대에 소노 아야코 식 해석은 자못 열등생의 변명쯤으로 치부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운과 좌절, 질병과 죽음 등 절망의 주역들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완성시켜준 소중한 친구였음을 깨닫게 한다. 그 고뇌의 깊이가 단순치 않기에 신선함과 함께 진한 잔향을 머금게 한다.



[저자 소개]

소노 아야코(曾野綾子)

1931년 도쿄 출생. 소설가. 성심여자대학교 영문과 졸업.
1954년 《멀리서 온 손님(遠來の客達ち)》이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가 되어 문단 데뷔. 
대표작으로《이름 없는 비석(無名碑)》《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誰のために愛するか)》《계로록(戒老錄)》《기적(奇蹟)》《신의 더럽혀진 손(神の汚れた手》《죽은 자의 방(死者の宿)》《호수 탄생(湖水誕生)》《천상의 푸르름(天上の靑》《21세기에의 편지(二十一世紀への手紙》등 다수. 1970년 발표한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는 400만 부가 넘는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함.

아시아·아프리카 국제봉사재단 이사, 일본 문예가협회 이사, 해외 일본인선교사 활동후원회 대표, 일본 오케스트라연맹 이사를 역임. 현재 일본재단 회장.

우리나라의 성나자로 마을 나환자들을 위한 강연회 및 자선 모임을 주선하는 등 20여 년 간 나환자들을 위한 지원 및 이들 소외 계층의 슬픔과 고통을 문학 작품을 통해 승화시킴. 또한 1978년 경주 나자로원을 설립하여 국내에 독거하는 일본인 노인들의 숙식을 돕고 있음. 2000년 6월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펴낸 《내일을 위한 기도》(일본판 제목 '가시밭길 저편')에 추천문을 써준 것이 인연이 되어 이희호 여사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함.

수상 경력은 로마 법왕청의 바티칸 유공십자훈장 수상(1979년), 한국 한센병 사업연합회의 다미앵 신부상 수상(1983년), 한국 우경재단의 문화예술상 수상(1992년), 일본 예술원 은사(恩賜)상 수상(1993년), 일본 방송협회 방송문화상 수상(1995년), 요미우리 국제협력상 수상(1997년), 헬렌켈러 퓰리처상 수상(2000년) 등이 있다.


[차례]

서문
옮긴이 서문

1월1일 인생은 원더풀
1월2일 'No'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1월3일 내가 불행한 이유
1월5일 적당함의 미학
1월6일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1월7일 감사한다는 것
1월9일 불합리하므로 인간은 필사적이다
1월11일 플러스 인생
1월14일 불행을 음미하다
1월15일 고생을 맞이하는 자세
1월16일 내면의 보금자리
1월19일 부족한게 당연하다
1월21일 실수해도 상관없다
1월23일 차별은 패배자의 선택
1월24일 돈이란...
1월25일 불운과 단념이 인생을 완성시킨다
1월28일 대화의 묘미...
1월29일 나이들어 생기는 병
1월30일 불평등에 맞서다
2월3일 우리는 교대 근무중
2월7일 주고 받는 기쁨
2월18일 진정 소중한 것이란
2월26일 나이듦을 즐기는 요령
3월1일 만일 죽지 않는다면
3월10일 불행을 보는 시선, 행복을 보는 시선
3월15일 마음으로 용서할 수 없어도 좋다
3월19일 타인,그냥 놔두자,변화시키려들지 말고
3월27일 누구나 나름대로의 농후함이 있다
4월1일 관례와 격식의 의미
4월7일 진정한 프로란
4월10일 돈이란....
4월15일 베푸는 자의 영광
4월19일 결혼식보다 장례식이 좋은 이유
4월22일 병 때문에 훌륭해진다
4월26일 진정한 인맥
4월30일 칭찬의 힘
5월1일 타인의 장점을 발견하는 재능
5월6일 가난이 주는 선물
5월11일 삶의 의미를 맛보려면
5월16일 회피하고 싶을 때
5월18일 중년 이후에 비로소
5월22일 원래부터 신통치 않다
5월25일 부정적 환경이 주는 이점
5월28일 얻은 후에는
6월1일 위기극복
6월7일 별은 죽음의 달인
6월10일 가장 좋은 치매 방지법
6월13일 부모를 섬긴다는 것
6월16일 내막의 힘
6월22일 자식은 친근한 타인일뿐
6월26일 질투심과 허영심이 일 때
6월29일 나에 대한 평가
7월1일 자기 암시 또는 희망 품기
7월4일 타인의 불행
7월7일 약자
7월12일 마음을 바꿔먹으니 나의 불찰
7월15일 행복이란
7월20일 저마다의 정상
7월28일 고독을 주시하라
7월31일 행복을 감지하는 능력
8월1일 자연스러움이 주는 편안함
8월7일 나쁜 짓에 대한 자각
8월13일 인생의 쓴맛을 본다는 것
8월19일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8월22일 타인의 존재
8월27일노년을 살아가는 의미
8월31일 인간 사회의 완전한 구성
9월1일 사는 보람=죽는 보람
9월5일 반드시 존재하는 두 가지
9월11일 아이를 망치는 일
9월15일 벌컥 화내는 사람
9월20일 사실 그대로는 사실적이지 않다
9월23일 남들만큼 상처받았기에
9월26일 불순한 인간도 멋지다
9월30일 오냐오냐 키운 자식
10월3일 변한다
10워8일 만남의 소중함
10월11일 노년을 위한 준비
10월15일 부족해야 마땅하다
10월23일 남들 눈
10월28일 하루가 긴 사람, 하루가 짧은 사람
11월1일 특별한 존해
11월4일 매사 적당히
11월7일 부모와 함께 산다는 것
11월14일 대충대충 끝까지
11월21일 지금 내앞에 있는 사람
11월26일 삶이 느슨해질 때
11월29일 남의 단점을 다루는 지혜
12월2일 내 생사를 가볍게 볼 줄 아는 것도 지혜다
12월7일 겉과 속이 다르다
12월11일 남의평가
12월16일 삶의 맞장구
12월20일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알고 싶다면
12월23일 삶이란 받아들이기 나름
12월29일 시간만큼은


[본문 중에서]

불 운을 인정하고 단념을 용인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완성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불운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진정 자유자재로 향유할 수 없고, 단념을 용인하지 않는 사람은 인생을 완결할 수 없다. ---p.42

‘대 화’는 인생의 크나큰 쾌락이다. 누구와도 10분 이내에 마음이 담긴 대화를 나눌 수 있기 위해서는 그 나름의 성실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야기해야 할 자신의 생애를 직시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타인의 생각이 두려워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할 용기가 없는 사람 모두 대화의 진정한 묘미를 모르는 채 끝나버리고 만다.
---p.43

음 악을 들으며 깊이 감동하고, 글을 읽으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유는 다 마찬가지다. 그 속에서 인생을 발견하고 스스로 심오해진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착각일지도 모른다. 내면의 깊이는 학력이나 지위와 무관하다. 얼마만큼 인생에 감동했느냐에 달려 있을 뿐.
---p.62

인간이라는 증거는 손해를 볼 줄 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덕德은 촉매제가 될 것이다. 이것 없이 인생은 잘 연소되지 않는다.
---p.76

그 사람이 건강한 데다 운이 좋아 일이 번창할 때에는 가까이 하지 않아도 좋으리라. 그러나 아프거나 운이 기울거나 홀몸이 되어 버렸을 때에는 ‘개입’해도 좋은 경우가 있다. 그 사람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간과 당사자의 용기이지만 거기에 타인이 살짝 도와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p.81

타인의 장점을 발견하는 것도 재능이다. 타인의 단점은 누구나 눈치챌 수 있다. 그러나 장점을 발견하고 세상에 널리 알려 칭찬하는 일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다. 좀더 적극적이고 힘차게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
---p.84

이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은 어차피 생기게 마련이지만 그 사람을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거만이다.
---p.94

상대가 일을 그르치게 하려거든 그를 화나게 하는 것이 제일이다. 모든 싸움이나 투쟁이 다 그렇다. 화가 나면 인간은 영락없이 허점을 보인다.
---p.104

인간 사회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겉치레적인 면과 속내가 있음은 당연하다. 사람의 말에는 내막도 있고 그 내막의 내막이 있다. 내막이 있어 인생은 보강된다. 내막이 없으면 금방 허물어질 것이다.
---p.111

자신과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이도 약자이다.
---p.124

오직 한 길에 매달리는 정열도 중요하지만 도피할 길을 생각해두는 여유도 있어야 통풍이 좋고 차분함을 준다.
---p.126

시간이 가장 잔혹하다. 시간은 최고의 성실을 요구한다. 누구에게, 어디서, 무엇을 단념하고 무엇을 선택하기 위해 사용할지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두렵다.
---p.132

행복을 감지하는 능력은 불행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길러지지 않는다. 고생을 모르면 모든 것이 좋고 당연하여 좀처럼 행복감과 이어지지 않는다.
---p.135

‘어른’이라 함은 인간의 다면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결국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위대함과 추악함, 관계에 대한 갈망과 거부 등의 대립적인 요소를 인정하는 것이다.
---p.167

인간 사회란 오묘하여 옛날에 몹쓸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 존재를 원망했던 사람이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면 나를 강한 인간으로 만들어주었음을 알게 될 때도 있다.
---p.173

상대에게 용서를 빌게 할 정도라면 그냥 뒤에서 몰래 모멸하는 편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p.197

사람은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에 대해 거의 모른다. 아니, 자신의 일조차도 잘 알지 못한다. 인간의 쓸쓸함의 근원은 그러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닐까.
---p.201

냉혹하면 친절해진다. 또한 상대를 모멸하는 경우도 친절해진다. 화내는 것은 성실하다는 것의 표현이다.
---p.218



출처:
http://www.risu.co.kr/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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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소노 아야코
옮긴이: 오경순
출판사: 리수
출간일: 2006년 11월 10일
원제: 原点を見つめて : それでも人は生きる


[책 소개]

 이 책은 빈곤, 기아, 질병이 곧 삶인 오지인들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너무나 당연해서 제대로 느낄 수 없었던 행복의 원점과 인생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한다.

오랜 작가 생활과 NGO활동으로 전 세계 100개국도 넘는 나라를 방문하고 여행해온 저자 소노 아야코. 수십 년에 걸쳐 만나온 오지인들의 삶과 전쟁․재난 등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의 인생철학은 소노 아야코 작품의 원천이 되어왔다. 오랜 세월 그의 작품들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도 ‘늘 인생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인생의 본질을 꿰뚫는 언어'로 공감대를 형성해왔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인도, 동남아시아의 오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단순한 눈물과 동정의 대상을 넘어 보다 심오한 인간의 내면과 문명인의 사고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한계를 리얼하게 꼬집어 문명인의 어리석음과 행복의 기본이 무엇인지 반추하게 만든다.


[저자 소개]

소노 아야코(曾野綾子)

1931년 도쿄 출생. 소설가. 성심여자대학교 영문과 졸업.
1954년 《멀리서 온 손님(遠來の客達ち)》이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가 되어 문단 데뷔. 
대표작으로《이름 없는 비석(無名碑)》《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誰のために愛するか)》《계로록(戒老錄)》《기적(奇蹟)》《신의 더럽혀진 손(神の汚れた手》《죽은 자의 방(死者の宿)》《호수 탄생(湖水誕生)》《천상의 푸르름(天上の靑》《21세기에의 편지(二十一世紀への手紙》등 다수. 1970년 발표한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는 400만 부가 넘는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함.

아시아·아프리카 국제봉사재단 이사, 일본 문예가협회 이사, 해외 일본인선교사 활동후원회 대표, 일본 오케스트라연맹 이사를 역임. 현재 일본재단 회장.

우리나라의 성나자로 마을 나환자들을 위한 강연회 및 자선 모임을 주선하는 등 20여 년 간 나환자들을 위한 지원 및 이들 소외 계층의 슬픔과 고통을 문학 작품을 통해 승화시킴. 또한 1978년 경주 나자로원을 설립하여 국내에 독거하는 일본인 노인들의 숙식을 돕고 있음. 2000년 6월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펴낸 《내일을 위한 기도》(일본판 제목 '가시밭길 저편')에 추천문을 써준 것이 인연이 되어 이희호 여사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함.

수상 경력은 로마 법왕청의 바티칸 유공십자훈장 수상(1979년), 한국 한센병 사업연합회의 다미앵 신부상 수상(1983년), 한국 우경재단의 문화예술상 수상(1992년), 일본 예술원 은사(恩賜)상 수상(1993년), 일본 방송협회 방송문화상 수상(1995년), 요미우리 국제협력상 수상(1997년), 헬렌켈러 퓰리처상 수상(2000년) 등이 있다.


[차례]

프롤로그 - 원점을 바라보며
목적지만 알고 있어서는 안 된다 / 당연한 것들은 과연 당연한가 / 모든 것에는 원점이 있다

돈을 벌어야 하는 아이들
'먹을 수 없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 / 구걸하는 데 필요한 아이들의 기술
원 달러 보이의 모순된 도움 / 학교는 지식 때문이 아니라 밥 때문에 간다

밥 먹듯이 굶는 사람들
공복과 기아의 결정적인 차이 / 굶주린 아이는 아프리카가 춥다
달걀을 먹으면 병에 걸려요 / 삶의 목표는 '배불리 먹는 것'

세계는 내가 사는 동네뿐
외국에 나간다는 의미 / 지도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이들 / 행동 반경이 좁은 사람들

길이 없는 마을들
거기까지는 차로 몇 시간 걸립니까 / 인간은 스스로 길을 선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사막에서 익사하다 / 유용하면서도 위험한 아카시아 길

사람을 배신하는 험로
우리들은 길에 대해 과신하고 있다 / 다닐 수 없는 길
대론 비극으로 이어지는 길 / 길도 다리도 아주 쉽게 사람을 배신한다

물 한 동이의 생존
자연보다 내가 우선 보호되어야 한다 / 전세계의 물 긷는 여자들 / 사막의 지도엔 오아시스가 표시되어 있다
오아이스 물은 위험하다 / 돈을 들여 담수를 만드는 나라

에이즈든 설사든 죽는 건 마찬가지다
약상자를 두고 온 죄책감 / 에이즈든 결핵이든 설사든 죽는 건 마찬가지다
자연의 섭리를 거역하지 않는 사고방식 / 모르는 행복, 너무 많이 아는 불행

상상할 수 없는 가난
빈곤과 정의 / 맥주 한 병 값이 노동자의 일당이다
영양보다는 배불리 먹는 것이 최대의 목적 / 공무원 월급이 밀린 나라

상식을 벗어난 주택들
집 모양은 반드시 사각이 아니다 / 날이 개면 다시 마른다는 사고
자연의 제약이 만들어낸 건축물들 / 필요한 물건은 몸에 지니고 사후에는 추억만이 남는다

고온에서는 인간의 사고가 불가능하다
더운데다 술까지 금하는 곳들 / 시우너함이 곧 대접 / 부채 덕분에 잠들다 / 복잡한 사고를 가로막는 더위

부족하니 불결할 수밖에 없다
청결이란 본질적인 것일까 / 세탁으로부터 해방된 나라
불결한 병원 때문에 오히려 환자가 늘어난다 /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

가난한 국가의 무능력
그것을 불행이라 할 수 있을까 / 내란의 나라 자이르
버스 차고를 거처로 삼는 미망인들 / 빈곤, 어떤 논리롤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이기주의
그런 식으로 열심히 일해봤자 무슨 좋은 점이 있을까 / 꿈 꿀 여력조차 없다 / 자신만 존재하는 의식 세계

빈민가의 행복 필수품
신부가 발견한 행복한 생활이란 / 술과 섹스 없이 어떻게 살란 말인가
일생에 단 하나뿐인 액세서리 / 맨 밑바닥 삶의 최고의 안정

인간의 식사, 동물의 식사
 세상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있는가 / 매일매일 똑같은 음식을 먹는 괴로움
식사의 3단계 정령 / 인간의 식사, 동물의 식사

사람에게 친절한 자연은 없다
자연과는 어떻게 지내야 하는가 / 자연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 사람들 / '사람에게 친절한' 자연이란 없다
숲은 결코 상쾌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 '댐은 필요없다'고 하는 말

거목 아래 어르신들과 민주주의
민주주의란 모든 것에 통용되는 절대적인 것인가 / 기다림 외에는 해결법이 없다 / 어떤 마을의 의식
자아가 없는 사람들의 민주주의 / 민주주의가 가능한 나라는 한 줌밖에 되지 않는다

어이 없는 죽음들
평균 수명이 삼십대인 나라 / 중노동 끝에 아이 둘을 남기고 결핵으로 먼저 간 젊은이
무시와 빈곤이 못을 밟은 소녀의 짧은 생을 마감케 했다
세 시간 반의 험로와 유료 구급차... 그래서 산모는 죽었다
병과 불운에 쓰러지는 인간 생활의 원형

에필로그 - 다시 원점에 서서
원점은 어디에 있을까 / 내가 먼저야말로 인간의 본성 / 사람은 존재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 / 인간이 인간다워질 때

옮긴이 후기


[본문 중에서]

사실 물이야말로 중동과 아프리카의 생사를 지배하는 요소다. 물만 있으면 식물이 자라고 그 식물을 먹는 동물도 살 수 있기 때문에 토지 문제의 95퍼센트는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만성적으로 물이 부족한 토지에 사는 사람들은 ‘자연 보호’라는 말을 의식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자연 현상은 그들의 타고난 본능으로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거기에는 도시인의 그런 말을 할 때에 갖는 이상주의적인 판타지나 전지구적인 이데올로기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보호되어 마땅한 것은 우선 ‘나 자신, 즉 인간’이지 결코 자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 p.73 ‘자연보다 내가 우선 보호되어야 한다’ 중에서

험로는 종종 심각한 비극을 초래한다. 위급 환자나 부상자가 간신히 의료 기관에 도착하기도 전에 호흡이 끊어지고 만다.

선진국과는 달리 수백 미터 내지 1킬로미터 정도 거리에서 병원 간판을 볼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마을은 대부분 무의촌이다. 이름뿐인 의사라 할지라도, 어쨌든 상처를 꿰매고 지혈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있는 마을까지는 30킬로미터 된다고 치자. 선진국이라면 의료 기관이 이토록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은 상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30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해도, 30분 정도면 도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시속 10킬로미터밖에 내지 못하는 길이라면 30킬로미터는 세 시간이나 걸린다. 그 사이에도 험로는 부상자를 위 아래로 뒤흔들어놓으며 조용히 잠들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출혈은 점점 더 심해진다.

--- p.68 ‘사람을 배신하는 험로’ 중에서

나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고온 속에서는반대로 저온일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인간의 사고가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먹고 마신다거나, 끈을 맨다거나 또는 물건을 옮기거나 하는 따위의 원시적인 일을 하며 살아갈 뿐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분석하고, 조립하고, 공통 항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여 다시 구축하고, 가공의 조건에서의 추이와 결과를 추정하는 등의 복잡한 작업은 전혀 하고 싶지 않게 된다.

--- p.113 ‘고온에서는 인간의 사고가 불가능하다’ 중에서

달걀이 맛있음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달걀을 모으면서 먹어버린다. 그러나 달걀은 고가의 상품이다. 아이들에게 먹일 여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은 ‘달걀을 먹으면 병에 걸린다’고 가르친다. ‘덜 익은 푸른 매실을 먹으면 죽는다’는 말과 같지만, 덜 익은 푸른 매실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으나, 달걀의 경우는 말짱 거짓말이다.

아프리카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면 달걀에는 분명 독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며 먹지 않는다. 부모는 달걀을 비싸게 팔 수가 있으나, 아이들의 단백질 부족은 해소되지 않는다.

--- p.35 ‘밥 먹듯이 굶는 사람들’ 중에서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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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소노 아야코

옮긴이: 오경순
출판사: 리수
출간일: 2005년 9월 3일
원제: 中年以後

* 2002년 출간된 '중년이후'의 개정판



[책 소개]

‘세월이 참 빠르다’, ‘내 나이도 벌써…’라는 생각이 들 무렵,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해 신중하게 되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희망과 목표로 가득 찼던 인생 초반기와는 달리 이쯤 되면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 그리고 책임져야 할 사회적 지위 등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저자는 서두에 “오래 전부터 중년이후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70년을 넘게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제대로 우러난 인생의 참묘미를 곱씹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30대 중반부터 50대까지를 중년으로 생각한 저자는 중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계산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 대한 통찰력이 생기면서 인생이 무르익어 간다고 이야기한다.

분명 나이가 든다는 것에는 육체적 쇠퇴가 따른다. 누구나 점점 오체만족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깨닫게 된다.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이며, 또 자기 스스로 먹을 수 있고, 배설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를 말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 소멸의 길을 영혼 완성의 길로 바꾸며 나아가게 된다.

소노 아야코는 1931년 생으로, 70대에 이 책 <행복하게 나이드는 비결-소노 아야코의 중년이후>를 쓴 것과 달리, 아주 오래 전 40대에 노년의 이야기를 담은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소노 아야코의 계로록(戒老錄)>을 펴낸 점이 특이하다.

늙음을 경계하는 쓴 소리를 보다 젊었을 때 쓰고, 나이듦의 진정한 가치를 경험을 통해 표현한 덕분인지 소노 아야코의 이 두 책은 독자들의 허점을 예리하게 지적하며 세월의 흐름과 무관한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어오고 있다.

인생에 있어서 희망 순탄함 성공뿐만 아니라 좌절 인내 비참함 등도 인생을 완성시키기에 의미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인생 완성의 과정이므로, 인생의 쓴맛 단맛 모두를 음미하는 것이 곧 행복하게 나이드는 비결이라 전하는 책이다.

좀 더 젊었을 때 나의 인생을 이어주는 소소한 것들의 위대함을 알게 된다면, 나이듦은 불안과 체념이 아닌 항상 신선한 기대로 채워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소노 아야코(曾野綾子)

1931년 도쿄 출생. 소설가. 성심여자대학교 영문과 졸업.
1954년 《멀리서 온 손님(遠來の客達ち)》이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가 되어 문단 데뷔. 
대표작으로《이름 없는 비석(無名碑)》《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誰のために愛するか)》《계로록(戒老錄)》《기적(奇蹟)》《신의 더럽혀진 손(神の汚れた手》《죽은 자의 방(死者の宿)》《호수 탄생(湖水誕生)》《천상의 푸르름(天上の靑》《21세기에의 편지(二十一世紀への手紙》등 다수. 1970년 발표한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는 400만 부가 넘는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함.

아시아·아프리카 국제봉사재단 이사, 일본 문예가협회 이사, 해외 일본인선교사 활동후원회 대표, 일본 오케스트라연맹 이사를 역임. 현재 일본재단 회장.

우리나라의 성나자로 마을 나환자들을 위한 강연회 및 자선 모임을 주선하는 등 20여 년 간 나환자들을 위한 지원 및 이들 소외 계층의 슬픔과 고통을 문학 작품을 통해 승화시킴. 또한 1978년 경주 나자로원을 설립하여 국내에 독거하는 일본인 노인들의 숙식을 돕고 있음. 2000년 6월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펴낸 《내일을 위한 기도》(일본판 제목 '가시밭길 저편')에 추천문을 써준 것이 인연이 되어 이희호 여사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함.

수상 경력은 로마 법왕청의 바티칸 유공십자훈장 수상(1979년), 한국 한센병 사업연합회의 다미앵 신부상 수상(1983년), 한국 우경재단의 문화예술상 수상(1992년), 일본 예술원 은사(恩賜)상 수상(1993년), 일본 방송협회 방송문화상 수상(1995년), 요미우리 국제협력상 수상(1997년), 헬렌켈러 퓰리처상 수상(2000년) 등이 있다.



[차례]

1. 단지 인간 그 자체만이 존재할 뿐이다
2. 출신상의 콤플렉스를 떨쳐버린다
3. 비로소 인생은 무르익는다
4. 정의보다는 자비
5. 추한 것, 비참한 것조차 가치 있는 인생
6. 참된 인생의 가치 판단을 하게 된다
7. 잃어버리는 것들에 대한 준비
8. 아내는 눈에 익은 가구와 같은 존재
9. 달인의 조건
10. 부모를 부양하는 자식
11. 읽혀지지 않은 일기
12. 계산대로 되지 않는 인생
13. 자식이 있다는 것의 쓸쓸함과 괴로움
14. 어디에나 지옥과 천국은 있다
15. 가치관의 교차점
16. 여생의 안목
17. 먼저 일어나 물러가는 연장자
18. 말석의 편안함을 안다
19. 내가 없더라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20. 위기의 가능성을 안다
21. 중층적으로 세상을 관조한다
22.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
23. 힘이 부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24. 인간임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


[본문 중에서]

사정을 알게 되면 쉽사리 착한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규정지을 수 없게 된다. 나쁜 짓을 저지른 것은 분명하지만, 그 배경에는 어렸을 적부터 이런 저런 불행을 체험했기 때문일 거라는 등의 이유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저 녀석은 악마다'라는 말 따위는 절대로 할 수 없게 된다. 반면에 늘 착한 사람에게서는 인생을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되기도 한다. 남에게는 친절하면서도 자신의 친인척이 불행에 처했을 때는 나 몰라라 하는 사람도 세상에는 얼마든지 많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착한 사람이지요'라는 말은 도저히 할 수 없게 된다.--- p.18 ~ 19


중년은 용서의 시기이다. 노년과는 달리 체력도 기력도 아직 건재하며 과거를 용서하고 자신에게 상처준 사건이나 사람을 용서한다. 예전에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흉기라고까지 생각했던 운명을, 오히려 자신을 키워준 비료였다고 인식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갖게 되는 것이 중년 이후인 것이다.--- p.31


만일 아내 쪽도 남편에게서 이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남편과의 생활에 만족하면서도 다른 남자와 사귀게 되는 경우가 되면 이 도식은 평등한 것이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내에게 있어서 남편은 눈에 익은 가구와 같은 존재는 되지 않는다. 그 점에서 비극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타인이 육친이 되는 변화란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것이다. 이런식으로 부모와 사별하는 쓸쓸한 운명을 신이 보상해주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p.90


출처:
http://www.risu.co.kr/


Posted by 오경순
,


지은이: 소노 아야코

옮긴이: 오경순
출판사: 리수
출간일: 2005년 6월 25일
원제: いい人をやめると樂になる

[책 소개]

왜 사람 때문에 힘들어 하는가?

“일 힘든 건 참아도, 사람 힘든 건 참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그 스트레스는 왜 생기는가? 언젠가부터 우리는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위해 공부하듯 살고 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항상 노력해왔다. 이렇듯 인간관계의 관점을 이기적인 목적에 두다보니 자연스레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이제 우리는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교정해야 한다. 더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관계란 성공과 인정받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위안이 되고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다. ‘너’와 ‘나’ 모두가 다 소중하다.

오랜 친구는 서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할 뿐이다. 상대방의 본질적인 부분을 심하게 비판하거나, 거부하거나, 침범하지 않기 때문에 편안한 관계가 유지되어 왔다. 설사 맞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억지로 맞추려 하지 않는 예의를 지켜온 것이다.

이 책은 타인을 미워하지 않고도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책으로, 내가 집착하고 상처받았던 것들의 하찮음을 깨닫게 하고, ‘편안함’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관계임을 말해준다.

<중년이후(中年以後)><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戒老錄)>로 국내에 알려진 일본의 문필가 소노 아야코의 작품<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いい人をやめると樂になる)>으로, 저자의 깊은 연륜과 다양한 경험이 베어난 깊은 철학을 소노 아야코 특유의 쉽고도 가슴에 와닿는 표현으로 전한다.


[저자 소개]

소노 아야코(曾野綾子)

1931년 도쿄 출생. 소설가. 성심여자대학교 영문과 졸업.
1954년 《멀리서 온 손님(遠來の客達ち)》이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가 되어 문단 데뷔. 
대표작으로《이름 없는 비석(無名碑)》《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誰のために愛するか)》《계로록(戒老錄)》《기적(奇蹟)》《신의 더럽혀진 손(神の汚れた手》《죽은 자의 방(死者の宿)》《호수 탄생(湖水誕生)》《천상의 푸르름(天上の靑》《21세기에의 편지(二十一世紀への手紙》등 다수. 1970년 발표한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는 400만 부가 넘는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함.

아시아·아프리카 국제봉사재단 이사, 일본 문예가협회 이사, 해외 일본인선교사 활동후원회 대표, 일본 오케스트라연맹 이사를 역임. 현재 일본재단 회장.

우리나라의 성나자로 마을 나환자들을 위한 강연회 및 자선 모임을 주선하는 등 20여 년 간 나환자들을 위한 지원 및 이들 소외 계층의 슬픔과 고통을 문학 작품을 통해 승화시킴. 또한 1978년 경주 나자로원을 설립하여 국내에 독거하는 일본인 노인들의 숙식을 돕고 있음. 2000년 6월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펴낸 《내일을 위한 기도》(일본판 제목 '가시밭길 저편')에 추천문을 써준 것이 인연이 되어 이희호 여사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함.

수상 경력은 로마 법왕청의 바티칸 유공십자훈장 수상(1979년), 한국 한센병 사업연합회의 다미앵 신부상 수상(1983년), 한국 우경재단의 문화예술상 수상(1992년), 일본 예술원 은사(恩賜)상 수상(1993년), 일본 방송협회 방송문화상 수상(1995년), 요미우리 국제협력상 수상(1997년), 헬렌켈러 퓰리처상 수상(2000년) 등이 있다.



[차례]

서문

1. 우리들 모두 있는 그대로로 족하다

인정해주는 안목이 서로에게 있다면 / 향상심 탓 /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죽은 다음에는 한 가닥 미련 없이 깨끗이 잊혀지는 게 좋다 /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너그러운 아량
지성을 과시하려 드는 사람 / 세상사 잣대의 그름을 개의치 않는다 / '있는 그대로'라는 말의 의미
장례식은 가족 행사다 /  왠지 잘 맞지 않는 상대와는 /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하는 푸념
내키지 않는 일에는 더 이상 구애받고 싶지 않다 / 지위도, 명예도 지니지 못한 처지라면 잃을 것이 없다
사람을 선악만으로 구별하지 않는다 / 노력하는 이가 주는 곤혹스러움

2. 성악설의 권장

성악설의 권장 / 썩는 부분 없이는 인생의 향기도 없다
/ 인간의 세계는 계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자기 안에 있는 추한 열정 / '적당한 악'과의 공생 / 금지된 일일수록 멋지게 보인다
되도록 진지하고 싶지 않다 / 분열된 마음이야말로 인간답다 / 열등감 또한 인간적이다
'나쁜 것이 당연하다'에서 시작하기 / '나만의 수치'란 존재하지 않는다 / 외딴 구석에 산다는 것
자신이 느끼지 않는 고통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 궁지에 몰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이든 한다
인간은 좋은 일만 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 / 야무지지 못함도 하나의 지혜
가해자가 될 리 없다는 생각 자체가 자만심이다 /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사고 방식
옳은 일만 해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피곤하다

3. 실례, 무례의 영역이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례 / 자신 있는 듯한 말투를 경계한다 /사소한 인간 관계의 신뢰부터 소중히 하라
우정을 지키는 생활 요령 / 무례한 도덕 / 하지 말아야 할 질문
간섭하지 않는 예의 / 짓지 말아야 할 표정 / 우리들은 평등하지는 않으나 대등하다
'친한 사이라도 예의는 갖춘다'의 진의 / 실례되는 거절 / 늙어도 일하라
실례를 피하는 방법 / 못 본 척 슬쩍 지나가는 배려 / 기억력에 대한 자신감은 자만이다
친절한 간섭은 삼가라 / 진정한 예의는 진지함이다 / 아무리 작은 일도 커다란 일의 한 부분이다

4. '베품'과 '받음'의 의미

인과응보가 아니라서 인생은 매력적이다 / 우정의 기본은 존경 / 자원 봉사 활동이란
친절은 베풀면 그만이다 / 남의 행운을 축복해주는 것의 어려움 / 평범만큼 위대한 행복은 없다
받는 이보다 베푸는 이가 행복이다 / 때로는 불편한 선택이 영혼을 맑게 한다 / 변화시키려들면 안 된다
환자를 최대로 잘 치유하는 방법 / 정말로 피하고 싶은 상대가 있을 때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는 속도만큼 마음은 가난해졌다 / 무지한 존재가 주는 즐거움
특별히 내세울 게 없음이 장점이다 / 낮게 평가됨으로써 얻는 것
의견도 취미도 성향도 다 다른 사람들 덕분에 / 빤한 거짓말이라도, 냉랭한 예의만이라도
겸얌과 관용은 자신에게만 요구해야 하는 것 / 인간은 받은 것은 금방 잊어버린다

5. '착한 사람'을 포기하는 교제술

이치에 맞지 않으면 거절한다 / 양심적인 사람일수록 신경 질환에 잘 걸린다
우리는 반드시 누군가에게는 호감을 사고 누군가에게는 미움을 산다 / 나는 나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애초부터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하리라 다짐하지 않는다 / 세상의 '악평'은 누구도 원치 않는 일
악평이야말로 친구를 구별하는 절호의 기회 / 세상의 악평이 주는 이점
호평에 비해 악평은 유지도 수월하고 안정적이다 / 그 사람의 장점은 최대한 인정하고 가르쳐달라고 부탁한다
시켜서 한다고 생각하면 괴롭다 / 사람들이 반대하면 고집을 피우지 않는다
속세의 의리로부터의 해방 / 시작이 제로라면 플러스 발상으로 교제 가능하다
명랑함의 정체 / 도저히 친해질 수 없었던 사람들 / 동시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
나와 똑같기를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 대인 관계란 정석도 규칙도 없다
전부를 도울 수는 없어도 / 진정한 용서를 할 수 있는 사람

6. 품성이 드러날 때

사람을 모욕하는 심정 / 우정을 가로막는 요인 / '남들이 안 해도 한다', '남들이 해도 안 한다'가 품위
어떤 일에 대해 일제히 / 선행을 행하더라도 선행이 아닐 수 있다 / 상대의 지위에 흔들리지 않는다
절반식만 믿어야 좋을 선과 악 / 인간 세계를 통찰하려면 / 어떤 사람이 권위주의자인가
정말로 어려울 때 도와주는 사람 / 돈을 적당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 미덕이라고 여기는 어떤 것도 완전치 않다
지금까지 애써 살아온 인생이 실패한다 / 약점을 보여주는 교제법 / 부아가 치미는 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은 대부분 하지 않는다 / '용서'의 의미 / 용서와 세월
엄청난 불행에서 재기하려는 몸부림 / 인간 최고의 예술 / 비겁함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법 / 인간의 노화를 측정하는 법 / 악인은 규정짓기를 좋아한다
자신이 얻은 것에서 행복을 만들어내는 능력 / 과분한 일생인지 어떤지는 사랑의 유무로 결정된다
함께 울어줄 상대가 있는 것만으로도 고독하지 않다 / 말없이 칭찬하는 일
즐거움을 나눈다는 것 / 가장 효과적인 협박 / 교만함의 핑계 아닌 핑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더라도 그런 척하는 즐거움 / 과분한 기쁨을 느낄 때

7. 대가를 지불해야만 성립되는 관계

결점이 없는 사람 / 남편 이외의 남자에게 마음이 끌리는 경우 / 신과의 거래
알려지지 않을 권리 / 남아도는 마음이나 돈만큼이라도 / 비방할 때는 실명으로, 칭찬할 때는 익명으로
자유를 얻을 자격 / 베푸는 자의 행복 / 희망의 순위만큼은 분명히 해두는 편이 낫다
차이와 동등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없다 / 인맥은 인맥을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

8. 타인의 생활 태도가 마음에 걸리지 않으려면

타인의 생활 태도가 마음에 걸리지 않으려면 / 잘 모르는 일들에 화내지 않는다 /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일
반드시 홀로 해야 하는 일 / 무엇인지 모르면 입을 다문다 /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하더라도 고통받지 않는다
쾌락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 / 당사자의 취향에 따른다 / 남이 돈을 어디에 쓰건 개의치 않는다
누구나 반드시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 / 가슴 아픈 친절 /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동행자는 항상 명랑해야 한다 / 각자 혼자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 출세 정도라면 간단하게 단념한다

9. 증오로 구제받는 경우도 있다

증오도 깊지 않고 사랑도 깊지 않은 생활 태도 / 원망했거나 혐오했던 사람이라도 감사할 일
관심이 없으면 증오심조차 없다 / 나약함을 확인할 수 있는 용기 / 성실과 불성실의 배분
'미워하지 않아'라는 말이 훨씬 더 괴롭다 / 비난에 대해 관대해진다 / 부부라면 해도 좋을 말
싫은 사람은 피하고 싶지만 / 진실을 알리는 데 겁쟁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평화도 싸움도 좋아한다
의심하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

10. 누구의 본심도 실은 알 수 없다

조심스러운 관계가 나는 좋다 / 타인의 프라이버시는 '모른다'로 일관한다 / 무책임한 말이 소문이 된다
누구의 본심도 알 수가 없다 / 이해받지 못하리라 기대하는 것의 편리함
진실은 조용하고 은밀한 장소에서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이야기하는 법이다
타인을 대신해 일절 말하지 않는다는 규칙 / 타인에 깊이 관여하는 행위 / 그 사람의 진실

11. 사랑과 동떨어진 부모가 되지 않으려면

싸움을 피하는 것 역시 힘 없이는 불가능하다 / 불행을 모르면 행복도 모른다 / 자식 용서만큼 쉬운 일은 없지만
최후의 순간,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뿐이다 / 부모로부터 받은 도움은 돈으로 지급하라
가족이 식사를 함께 하며 대화하라 / 출신을 냉정하게 기억하라 / 부모라고 해서 강요해서는 안 된다
가정의 시시한 대화는 그래서 소중하다 / 자신의 교사는 자기 자신이다

출전
역자 후기


출처:
http://www.risu.co.kr/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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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소노 아야코
옮긴이: 오경순
출판사: 리수
출간일: 2004년 7월 16일
원제: 戒老錄 (계로록: 늙음을 경계하는 글)


[책 소개]

『중년이후(中年以後)』가 삶을 바라보는 안목은 온갖 시행착오를 겪은 중년 이후에나 얻을 수 있기에 중년 이후의 삶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이라고 말한다면, 이 책은 더욱더 농익은 내면의 휴식기인 노년에 보다 가치 있는 삶과 행복을 영위하기 위해 중년부터 어떠한 마음가짐과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원제가 『계로록(戒老錄, 늙음을 경계하는 글)』인 이 책은 일본에서 1972년 작가의 나이 41세 때 첫 출판된 이후 51세와 65세 때 수정·가필하여 출간될 정도로 세대가 바뀌어도 공감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고뇌와 공감을 끌어내는 책이다. 소노 아야코는 심오한 인생 철학에 대한 쉽고도 가슴에 와닿는 표현으로 50여 년 간 폭넓은 독자층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관록의 작가이며, 이 책 또한 32년 동안이나 읽혀지고 있다.

총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풍부한 경험으로 무르익어야 할 노인의 내면이 오히려 자취를 감추고 뻔뻔스러움이 두드러지게 되는 원인을 어른다움과 자립의 상실이라는 마음 태세의 문제로 접근하였다. 2부에서는 일상에서 늘 겪는 소소한 상황들 속에서 노인이 어른다움을 잃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젊음과 마찬가지로 늙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함은 물론 어떻게 하면 죽음을 긍정적이고 행복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알려준다.

이 책을 통해 노년에 가져야 할 삶의 자세와 방식을 접하게 된다.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면 늙음을 자각할 것’,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인사치레는 포기할 것’, ‘교제 범위나 매너를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지 말 것’, ‘칭찬하는 말조차도 주의할 것’, ‘평균 수명을 넘어서면 공직에 오르지 말 것’ 등에서부터 소소하게는 ‘짐을 들고 다니지 말 것’, ‘저녁에는 일찌감치 불을 켤 것’, ‘자주 씻을 것’,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물건을 줄여나갈 것’, 화장실 사용 시 문을 꼭 닫고 잠글 것’ 등에 이르기까지 아주 구체적인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이는 곧 지금부터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과 동일하다. 이 책은 늙음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거나 좀더 구체적이인 노화 방지책을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쉽게 만나기 힘든 조언자와 같은 책이다.


[저자 소개]

소노 아야코(曾野綾子)

1931년 도쿄 출생. 소설가. 성심여자대학교 영문과 졸업.
1954년 《멀리서 온 손님(遠來の客達ち)》이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가 되어 문단 데뷔. 
대표작으로《이름 없는 비석(無名碑)》《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誰のために愛するか)》《계로록(戒老錄)》《기적(奇蹟)》《신의 더럽혀진 손(神の汚れた手》《죽은 자의 방(死者の宿)》《호수 탄생(湖水誕生)》《천상의 푸르름(天上の靑》《21세기에의 편지(二十一世紀への手紙》등 다수. 1970년 발표한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는 400만 부가 넘는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함.

아시아·아프리카 국제봉사재단 이사, 일본 문예가협회 이사, 해외 일본인선교사 활동후원회 대표, 일본 오케스트라연맹 이사를 역임. 현재 일본재단 회장.

우리나라의 성나자로 마을 나환자들을 위한 강연회 및 자선 모임을 주선하는 등 20여 년 간 나환자들을 위한 지원 및 이들 소외 계층의 슬픔과 고통을 문학 작품을 통해 승화시킴. 또한 1978년 경주 나자로원을 설립하여 국내에 독거하는 일본인 노인들의 숙식을 돕고 있음. 2000년 6월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펴낸 《내일을 위한 기도》(일본판 제목 '가시밭길 저편')에 추천문을 써준 것이 인연이 되어 이희호 여사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함.

수상 경력은 로마 법왕청의 바티칸 유공십자훈장 수상(1979년), 한국 한센병 사업연합회의 다미앵 신부상 수상(1983년), 한국 우경재단의 문화예술상 수상(1992년), 일본 예술원 은사(恩賜)상 수상(1993년), 일본 방송협회 방송문화상 수상(1995년), 요미우리 국제협력상 수상(1997년), 헬렌켈러 퓰리처상 수상(2000년) 등이 있다.



[차례]

서문 자기 구제의 시도 / 두 번째 서문 만년(晩年)의 길목에서 /
세 번째 서문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1. 엄중한 자기 구제

남이 ‘주는 것’, ‘해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린다 / 남이 해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은 일단 포기할 것 / 노인이라는 것은 지위도, 자격도 아니다
가족끼리라면 무슨 말을 해도 좋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고통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생애는 극적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 한가하게 남의 생활에 참견하지 말 것
다른 사람의 생활 방법을 왈가왈부하지 말고 그대로 인정할 것
푸념을 해서 좋은 점은 단 한 가지도 없다  /
명랑할 것
 ‘삐딱한 생각’은 용렬한 행위, 의식적으로 고칠 것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하려고 노력할 것 / 젊었을 때보다 자신에게 더욱 엄격해질 것
젊음을 시기하지 않을 것, 젊은 사람을 대접할 것 / 젊은 세대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냉혹할 것
젊은 세대는 나보다 바쁘다는 것을 명심할 것 / 생활의 외로움은 아무도 해결해줄 수 없다
자식이 걱정을 끼친다면 오히려 감사할 일이다 /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
공격적이지 말 것 / 태도가 나쁘다고 상대를 비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의사가 냉정하게 대해도 화내지 않는다 / 같은 연배끼리 사귀는 것이 노후를 충실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정년을 일단락으로 하고, 그 후는 새로운 출발로 생각할 것
보편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최고 연장자가 되어도 자신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돈을 아끼지 말 것

2. 생의 한가운데에서

혼자서 즐기는 습관을 기를 것
/ 손자들이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손자를 돌보아줄 것, 그러나 공치사는 하지 않을 것 / 묘지 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을 것
자식에게 기대는 것은 이기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부모다 / 자신이 지켜야 할 범위를 분명히 해둘 것
교제 범위나 매너를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지 말 것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면 직업적으로 해줄 사람을 선택할 것
‘돈이면 다’라는 생각은 천박한 생각 / 노인들은 어떠한 일에도 감사의 표현을
타인에게 어떤 일을 시킬 경우는 참견하지 않을 것 /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인사치레는 포기한다
스스로 돌볼 수 없는 동물은 기르지 않는다 / 애완 동물의 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은 노화의 징조
고정 관념을 버릴 것 / 새로운 기계 사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힐 것
자신을 위로해준 말을 타인의 비난용으로 쓰지 않을 것 / 칭찬하는말조차도 주의할 것
조직에서 상급자가 되려면 자제심을 갖춘다 / 평균 수명을 넘어서면 공직에 오르지 않는다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면 늙음을 자각할 것
세상이나 주위 사람에게 빤히 들여다보이는 구애는 하지 않는다
나이 들어 이혼하면 편안하기는 하나 몹시 외롭다
노인이라는 사실을 실패의 변명 거리로 삼지 않을 것
건망증이나 다리나 허리의 불편함을 일일이 변명하지 않을 것
가능하다면 젊었을 때부터 자신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읽는다
건강 기구 약 등을 타인에게 무턱대고 권하지 말 것 / 배설 문제에 너무 신경질적이 되지 말 것
갑작스러운 성격이나 감정의 변화는 몸에 이상이 생긴 것
러시아워의 혼잡한 시간대에는 이동하지 말 것 / 짐을 들고 다니지 말 것
식사 방법에 주의와 배려를 / 시력, 청력 등이 저하되면 일각이라도 빨리 손을 쓸 것
입 냄새, 몸 냄새에 신경을 쓸 것 / 자주 씻을 것
화장실 사용 시 문을 꼭 닫고 잠글 것 /일생 동안 몸가짐과 차림새를 단정히 할 것
자신의 용모가 허술해지는 것을 걱정하는 만큼, 남들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신변 소품은 늘 새로운 것으로 교체할 것 / 자주 버릴 것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물건을 줄여나갈 것 / 무엇이든 탐내지 않는다
무언가 말을 남기고 떠나야지 하는 생각을 버린다 / 화초 가꾸는 일만 하면 빨리 늙는다
뭔가 이루지 못한 과거가 있더라도 유감이었다라는 말 등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친구가 먼저 죽더라도 태연할 것 / 자신이 체력, 기력이 있는 노인이더라도 뽐내지 않을 것
노인들끼리 함께 행동할 때는 매우 조심스럽게 / 지나간 이야기는 정도껏 한다
허둥대거나 서두르지 않고 뛰지 않는다 / 외출해서는 항상 긴장을 한다
잘 걸을 수 있도록 다리를 늘 튼튼히 할 것 / 매일 적당한 운동을 일과로 할 것
전화, 우편 업무 등은 스스로 해결하도록 할 것 / 젊은이들에게 방해가 되는 장소에는
비 바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 / 여행을 많이 할수록 좋다 여행지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사나 대청소 때 노인은 자리를 피해주는 것이 좋다
관혼상제, 병문안 등의 외출은 일정 시기부터 결례할 것 / 저녁에는 일찌감치 불을 켤 것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가질 것
아침 일찍 눈이 떠지는 것을 한탄하지 않을 것 / 자신의 동네에 애정을 가질 것

3. 죽음을 편안하고 친숙하게

재미있는 인생을 보냈으므로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늘 심리적 결재를 해둔다
늙음과 죽음을 일상 생활에서 가끔 생각할 것 / 장수를 견뎌낼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최후는 자연에 맡기는 것도 좋다
노인의 세 가지 적─유동식, 점적, 휠체어─을 거부하는 것에는 본인의 의지도 필요하다
유언장 등은 편안한 마음으로 미리 준비해둔다 / 병이 정말로 낫지 않는 경우는 오직 한 번 있을 뿐이다
어떠한 냉혹한 대우를 받게 되더라도 죽기 전에 보복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살이란 더할 나위 없는 비례(非禮)이다 /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혈육 이외에 끝까지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날마다 보살펴주는 타인에게 감사할 것
인간적인 죽음의 모습을 자연스레 보여줄 일이다 / 죽는 날까지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최고의 행복
돈이 다 떨어지면 최후에는 길에 쓰러져 죽을 각오로
돈도 의지할 사람도 없게 되면 주위 사람에게 신세질 일이다
행복한 일생도, 불행한 일생도 일장춘몽 / 죽음으로서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행복으로 생각할 일
종교에 대해 마음과 시간을 할애할 것 / 한평생 부단히 노력한다
노년의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 간의 화해 / 덕망 있는 노인이 될 것
노년의 고통이란 인간의 최후 완성을 위한 선물 /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을 남기지 않는다
최후까지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 노년을 특수하거나 고립된 상황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장기 기증 등을 통해 자신의 사랑을 남기는 방법도 고려한다
자신의 죽음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도록 노력한다

후기 오욕(汚辱)투성이일지라도 꿋꿋이 살아가라
두 번째 후기 / 세 번째 후기 / 옮긴이의 글



[본문 중에서]

남이 ‘주는 것’, ‘해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린다. 이러한 자세는 어렸을 때는 유아의 상징이고, 나이 들어서는 노년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아주 적은 돈이나 물건, 시중에 이르기까지 노인들은 받는 것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민감하다. 이런 심리 상태가 모든 면에서 매우 심해지면, 그것은 노화가 상당히 진행된 증거로 보아도 좋다. --- p.33

노인이 제일 먼저 잃는 것은 ‘어른다움’이다. 노인은 언뜻 보기에 누구나 쉽게 단념하는 듯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어른다움’이란 대국적 견지에서 스스로는 뒷전으로 물러서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타인에게 이득이 되게 하기 위해 자신을 어느 정도 희생하며 티를 내지 않는 것이다. 나는 ‘어른다움’의 미학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 누구든지 한 번은 젊고 누구든지 한 번은 늙는다. 이만큼 공평한 흐름을 시기하는 것은 탐욕이다. --- p.60

“이렇게 매일 집에만 있는 것도 정말 따분해서 죽겠어.”
“그럼 친구분 집에 놀러 가시지 그러세요?”
“빈손으로는 곤란하지. 차비도 들고 과자 한 봉지라도 돈이 드니까, 그리고 밖에 나서면 피곤도 하고….”
“그럼 친구분을 놀러 오시라 그러세요. 그분은 여전히 건강이 좋으시니까 꼭 와주실 거예요.”
“그 사람 오기만 하면 갈 줄을 모르니까, 가라고 할 수도 없고 피곤해.”
“좀 피곤하면 어때요? 할머니는 내일 꼭 뭘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피곤하면 그만큼 다음날 푹 주무시면 되잖아요.”
“그렇지만, 그것도 힘이 드는 일이라니까.”
돈도 쓰고 싶지 않고 피곤한 것도 싫고 혼자 조용히 있는 것은 따분하다고 한다. 전부가 불만인 것이다. 이런 형태의 불만은 노년의 독특한 것이지만, 나는 노년인 나 자신에 대해 그것은 방자한 짓이라 말해두고 싶다. 옛날 젊었을 때는 돈이 줄어드는 게 누구에게나 싫은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들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없는 돈을 다 털어 연극도 보고 영화도 보러 갔다. 소풍을 갔다오면 다음날 녹초가 된 일도 있었으나 그래도 외출하곤 했다. 반대로 남들이 나를 까맣게 잊어버릴 것 같지만, 집에 조용히 틀어박혀 빈둥빈둥 종일 빗소리를 들으며 불을 쬐면서 텔레비전을 보는 고적함이 행복이라 생각한 날도 있었다. 무엇인가를 얻을 때는 반드시 무엇인가를 잃게 된다. --- p.88

노인이 되면 아무개는 나의 마음을 알고 있다든지, 아무개는 나의 편이라는 등 유치한 표현을 하게 된다. 마음에 맞는 친구가 있으나 그것은 상대가 옳은 사람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왠지 모르게 느낌, 어리석음, 성질, 취미 등이 닮았기 때문에 친구가 되는 것이다. 내 편이니까 받아들이고 자신을 비난할 경우 거부하는 형태로 사고가 변하게 되면 상당히 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해야 한다. --- p.120

높은 지위나 훈장을 탐낸다든지, 특수한 명예를 지닌 단체의 회원이나 임원이 되길 원한다든지, 비석, 동상 등을 세워주길 바라지 않아야 한다. 만일 이러한 욕심이 생기면 늙고 있다는 증거로 자각하고 경계해야 한다. --- p.123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면 늙음을 자각할 것. 자신의 판단력이 흐려지고 있는지 어떤지를 판별하는 데는 이 방법뿐이라 생각한다. 어쨌거나 동정심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나는 정말로 싫었다. 노후에 받아야 하는 것은 동정심이 아나라 지극히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대우이다. --- p.130

화장실은 문을 꼭 닫고 사용한다. 무릎은 똑바로 가지런히 놓고 의자에 앉는다.
이 두 가지도 노화의 정도를 정확히 나타내주는 것들이다. 어쩐 일인지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완전히 닫고 잠그는 이런 것들조차도 나이가 들면 귀찮아지는 것 같다. ‘노인이니까 열어둔 채로 용변을 봐도 별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라고 하면 할 말은 없으나, 문제는 그러한 정신상의 해이와 세상 사람에 대한 배려의 결여이다. --- p.153

걷는다는 것은 그저 단순히 한 지점에서 다른 한 지점까지 이동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 걷는다는 것은 첫째로 건강에 좋은 것이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보통 사람과 같은 상태라는 최소한의 보증인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희랍어의 해석을 한 번 더 빌리자면, ‘걷다’라는 말은 ‘페리파테오’라고 하는데 이는 ‘걸어 돌아다니다’라는 뜻이기도 하고, ‘그 사람답게 처신하다’라는 의미이기도 하며, 또 무엇보다 ‘생활하는 것’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서 걷지 못하는 사람은 그 사람답게 처신하지도 생활할 수도 없다고 희랍 사람들은 생각했던 것이다. --- p.186

저녁에는 일찌감치 불을 켤 것. 아주 작은 일이다. 인간의 정신은 아주 사소한 것에 영향을 받기가 쉽다. 전기료가 아깝다고 해서, 혹은 전깃불을 켠다고 책을 읽을 것도 아니라며 전등을 켜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어둠 속에 있으면 의복이 누더기 같아도 상관없다. 머리를 빗지 않아도 남에게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정신의 죽음을 의미한다. --- p.195

자살이란 더할 나위 없는 비례(非禮)이다. 싸움이라면 얼마든지 해도 좋다. 그것은 나중에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음은 무시무시한 거절이다. 앞으로 영원히 더 이상 너와 상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괘씸한 대우를 받았다 하더라도 죽음으로써 보복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괘씸한 소행은 없다. --- p.222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누가 이런 늙음의 모습을 만들었을까? 그것은 당신도 아니고 나도 아니다. 눈은 둘, 코는 하나로 만들어져 있듯이 이유도 없이 늙는다는 것도 어떤 하나의 모습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가 이런 모습을 선택했다고 한다면 수치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스레 주어진 늙음의 모습에 하등의 저항할 필요가 없다. --- p.224

노년은 인간의 일생 중 연속된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으며, 이런 모습을 총괄적으로 파악하지 못하면 인생도, 노년도 파악할 수 없다. 노년은 반드시 지나야 할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처음부터 노인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특수한 환자가 아닌 한 보통은 있을 수 없다. 이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노년만을 떼어내 문제를 삼으려고 할 때 거기서 인간은 자기를 상실하고 노년의 절망과 분노가 생겨나게 된다.
--- p.261 

나는 요즈음 만년에 있어서 필요한 네 가지를 허용(許容), 납득(納得), 단념(斷念) 그리고 회귀(回歸)라고 생각하게끔 되었다. 이 책의 각 항목은 부분적으로 이런 것들을 언급하고 있다. 즉 이 세상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선과 악이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허용이며, 내 자신에게 일어난 여러 가지 상황을 정성을 다해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이 납득이다. 종교적으로 말하면 그것은 신의 의지를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것에서 보고자 하는 노력이다. 갈망했으나 이루지 못했던 것은 어떠한 인간의 생애에도 있으며, 그때 집착하지 않고 슬그머니 물러날 수 있다면 오히려 여유 있고 온화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단념이다. 그리고 회귀란 사후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생각하는 것이다. 무(無)라도 좋으나 돌아갈 곳을 생각하지 않고 출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 p. 278 [두 번째 후기 중에서]

출처:
http://www.risu.co.kr/

[큰글씨판] 2009년 9월 7일 출간

2004년 출간이후 많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노안으로 인해 책을 편안하게 읽기 어려운 독자층을 위한 실버출판을 시도했습니다. ^^




Posted by 오경순
,


지은이: 아이다 미쓰오
옮긴이: 오경순
출판사: 리수
출간일: 2003년 3월 11일
원제: 生きていてよかった



[책소개]

선과 악, 빈부, 지위 고하 등 인간이 만들어놓은 수많은 상대적 가치관들. 양분되는 가치관 사이에서 선망되는 편에 서기 위해 정신 없이 달려가는 우리의 인생.

 

하지만 종종 우리는 벽에 부딪친다. 과연 무엇이 선이고, 악인가! 또 다른 힘으로 군림하려드는 부와 힘의 논리가 선망의 대상으로 정당한가! 작게는 일상 속에서 또 요즘과 같은 국제 정세 속에서 쉽게 품게되는 의문들이다. 이럴 때 우리에게는 삶의 쉼표가 필요하다. 일기를 펼쳐 자기 자신을 고백하고, 반성하면서 새로운 모색을 찾듯이 말이다.

  

이러한 때에 <덕분에>는 나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책이자, 자아를 비춰, 부족한 나 자신을 반성함으로써 깨달음을 전하는 책이다.

 

이책은 일본의 서예가이자 시인인 아이다미쓰오의 작품으로, 저자는 전시와 전후 동란기에 청춘 시대를 보내며생명의 소중함을 통감한 이후 자신의 말, 자신의 글을 테마로 일관된 작업을 해온 예술가이다.

 

<덕분에>는 아이다미쓰오의 작품 중 가히사색의 에센스라 할 만한 저서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주간지인 다이아몬드지에 1년간 연재된 내용을 묶은 책으로 아이다미쓰오 최절정기의 작품이다. 한 인간으로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던 시기에, 서예가로서도 연령에서 오는 자신감과 체력적인 안정, 그리고 창작 의욕의 균형 아래 씌어졌다는 점에서 아이다미쓰오가 완전 연소된 대표작이다.

 

아이다미쓰오의 작품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이 책은 시()와 함께 여타 저서에서는 드문 수필 형식이 덧붙여져 국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심오함을 더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독특한 필체로 사랑받는 아이다미쓰오의 서체는 글자 하나하나가 보는 이에게 무엇인가 말을 걸어오는 듯한데, 특히 이 책의 서체는 완숙된 시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담담한 스타일로써, 사후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전국민의 뜨거운 애정을 받고 있다.



[저자 소개]



아이다미쓰오(相田みつを, 1924~1991)

 

일본 도치기현 출생.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글과 마릉 탐구해온 서예가이자 시인. 전시와 전후 동란기에 청춘 시대를 보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하면서 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특히 1984년에 출판된 사람이니까(にんげんだもの)평생 감동 평생 청춘 (一生感動 一生靑春) 은 밀리언셀러가 되었으며 지금도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두터운 지지를 얻고 있다.


아주 쉽고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말투로 자신의 나약함이나 철없음을 속속들이 솔직하게 드러내며, 있는 그대로의 인간 아이다미쓰오의 모습을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한 작품들은 읽은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또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때로는 차분하게 타이르며, 때로는 힘차게 격려하면서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지금도 도쿄 긴자의 아이다미쓰오 미술관에는 아이다미쓰오의 살아 숨쉬는 듯한 숨결과 잔잔한 감동을 느끼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차례]


한국어판 서문 / 아이다미쓰오 추도

 

1. 한 순간의 만남이

 

버림 / 변명으로 하루 해가 저물고 / 남자는 / 거짓말 / 감동 가득 / 만남

온 힘껏 / 연근의 실 / K군에게 / 바로 나 자신 / 마음을 비움 / 변명 잘하는 사람

자아의 뿌리 / '()'과 나

 

2. 부드러운 마음

 

방관자 / 서로 나누면 / 부드러운 마음 / 나의 본질 / 안색 / 어떻게 받아들일까

자연스런 생활 태도 /마음이 진정제 / 나의 염불 / 인생의 스승 / 낙차 / 운전수

엉터리 / 올바른 이해 / 불염오(不染汚) / 덕분에 / 번뇌 / 생활의 지혜

 

3. 부처님의 잣대

 

불평 / 잣대 / 겁보늠름 / 생명 무상 / 보이지 않는 곳에서 / 오래 된 나의 노래

자문자답 / 비굴과 오만 / 칠전팔도(七轉八倒) / 내게 보이지 않는 것 / 인간 선언

공기 / 자라나는 아이- 가리야도 낭인의 시 / 균형 / 소원 / 양심의 가책 / 실패한 덕분에

 

일본어판 후기 / 아이다미쓰오 약력 / 저서 / 역자 후기



[본문 중에서]

◇ 덕분에


실패한 덕분에
비틀거리고
넘어지고 한 덕분에
조금씩이나마 나 자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수와 실패를
거듭한 덕분에
다른 사람을 탓할 자격이 없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막상 무슨 일을 시작하려 할 때
나 자신의 나약함과 야무지지 못함을
정말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비틀거리는 것에도 감사해야 하고
넘어지는 것에도 감사해야 합니다.
--- p.106


◇ 미루고 또 미루고 변명한 늘어놓다 하루 해가 저문다

할 수 없었다
하지 않았다
어느 쪽일까

하지 않은 이유 찾으려면야 얼마든지 있겠지―
내가 남에게 변명할 때는 그래도 나은 편.
내가 나에게 악착같이 변명할 때가 있다.
남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나 자신의 얘기.
--- p. 15 


◇ 끊어야지 대수롭지 않은 것부터 끊어가야지

연근의 실

견혹(見惑)이란 한번에 돌을 깨뜨리는 것과 같고
사혹(思惑)이란 조금씩 연근의 실을 자르는 것과 같다

불전(佛典)에 의하면 인간의 방황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돌을 쪼갠듯이 시원스레 해결 가능한 인간의 도리(道理)에서의 방황―견혹(見惑)과
연꽃의 뿌리를 자르면 나오는 실처럼 겉으로는 잘라진 것 같아도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근본적으로 조금도 잘라지지 않는 마음 속의 방황―사혹(思惑).

괴로운 것은 사혹(思惑).「대수롭지 않은 것」을 깨끗이 단념하지 못하고,
연근의 실처럼 날마다 끊임없이 방황하는 못난 나입니다.
--- p. 29


◇불(不)

「不」 이라는 글씨는 반야심경(般若心經)에 많이 나옵니다. 「불생불멸(不生不滅), 불구부정(不垢不淨)」이란 말처럼. 이 「不」이란 글자는 단지 부정의 의미가 아니고, 「무(無)」나 「공(空)」과 같이 상대적 분별을 뛰어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시 말해서 선악, 대소, 빈부, 지위의 높고 낮음처럼 인간이 만든 상대적 가치관을 일체 무시해버리는 것이 「不」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철저하게 내가 나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철저하게 내가 나 자신이 되는 것이란, 지금, 여기서 나의 생명을 완전히 불태우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를 완전히 불태웠을 때, 나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그것이 「不」입니다. 「不」은 내 한 평생의 테마입니다.
--- p.41

「내 안색이 이토록 환하게 빛났던 적이 있었던가―」

이 말은 석가모니가 득도하여 일찍이 함께 수행했던 다섯 명에게 맨 처음 설법하셨을 때의 말씀이라고 합니다. 나는 재가(在家) 불교도로서 전문적인 것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깨닫는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올바른 삶의 자세를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그것이 가능해지면, 마음이 밝고 상쾌해지며 안색이 환하게 빛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요. 내게 주어진 오늘의 생명을 생기 넘치고 발랄하게 사는 것― 그것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p 52

『정 법안장(政法眼藏)』은 도겐 선사의 유명한 저서입니다.『불염오(不染汚)』란 어떤 것에도 물들거나 더러워지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인간들은 이런저런 것들로 마음이 더러워집니다. 예를 들어 나에 대한 비판이나 험담을 들으면 화를 내게 되고, 이와는 반대로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시 말해서 칭찬과 비난에 마음이 더러워지기 때문입니다. 돈에도 더러워집니다. 가난하면 궁상맞아 보이고, 돈이 좀 있으면 부자인 척합니다. 양쪽 다 돈에 마음이 물들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직에 오래 있다보면 자못 공무원 치를 내게 됩니다. 공무원이라는 지위에 물들기 때문입니다. 돈에도 명예에도, 또한 사회적 지위에도 물들거나 더러워지지 않으며 본래의 자신을 지켜나가는 것―그것이 불염오(不染汚).
--- p 73


◇ 지금 바로 이 순간

생명 무상(無常)
지금
바로 이 순간뿐인
당신의 생명
나의 생명

옛 사람은 「지금」이라는 순간조차 엄밀히 말하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금」이라는 말을 하는 순간, 「지」라는 말은 이미 사라지고 없기 때문입니다. 아주 짧은 순간일지라도 변하지 않은 상태로 정지되어 있는 것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한 것을 이라고 합니다. 만물은 끝없이 변화한다는 의미입니다. 무상이므로 갓난아기가 성인이 되며, 꽃봉오리가 꽃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상인 까닭에 어느 누구에게도 내일의 생명을 보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p.88



[언론서평]

세계일보 2003-03-15 안용성기자 [400자책읽기] 서예가의 삶에 대한 단상 

경향신문 2003-03-15

연합뉴스 2003-03-13 김은주 기자


출처:

http://www.risu.co.kr/

http://www.yes24.com/24/goods/344559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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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소노 아야코
옮긴이: 오경순

출판사: 리수

출간일: 2002년 4월 1일
원제: 中年以後


[책소개]

오늘날 중년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일단 그들에게는 자녀 양육과 부모부양, 그리고 책임져야 할 사회적 지위 등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여기에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권태로움이 공존한다. 그리고 존재 사실조차무감각해진 동반자 등 타성에 젖어버린 무기력함이 엿보인다.

 

리수에서 출간된 《중년이후》(소노 아야코 지음)는 이처럼 정체된 듯한 중년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고, 마음 한 구석에중년 이후의 삶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드는 책이다. 삶을 바라보는 안목은 온갖 시행착오를 겪은 중년이후에나 얻을 수 있기에 중년 이후의 삶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이라고 말한다.

 

"살아보니…, 만남이란어떤 것이고, 돈이란 무엇이며, 행복이란 어디에 있더라"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중년 이후라야 자연스럽다. '세월'을 대가로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서 우리는 연장자로부터 지혜를배워왔고, 거창하게는 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해왔다.

 

분명 나이가 든다는 것에는 육체적 쇠퇴가 따른다. 중년 이후는 누구나오체 만족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깨닫게 된다. 걸어다닐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이며, 또 자기 스스로 먹을 수 있고 배설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위대한 일인지를 말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 소멸의 길을 영혼 완성의 길로 바꾸며 나아가게된다.

 

게다가 추한 것, 비참한 것에서도 가치있는 인생을 발견해낼 수 있는중년 이후가 되면 인생이란 계산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대부분 젊었을 때는 자신의 생각대로되는 일에 쾌감을 느끼지만 중년 이후에는 자신의 견해, 예측, 희망등이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을 납득하게 되고, 아무리 일이 안 풀려도 자살할 정도로 자신을 막다른 지경까지몰아넣는 일은 없다. 물론 일이 잘 되어도 자신의 공 때문이 아니라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마음 편하게생각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마음의 여유는 타인의 결점이나 실패에 대해서도 웃으면서 말할 수 있게하고, 관대함과 용서로 이어진다.

실로 인간은 중년이 되어야 비로소 인생의 참묘미를 알게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중년 이후에 가져야 할 삶의 자세와 방식을 접하게 된다. 이는곧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를 어떻게 음미하고 소화해내느냐에 따라 중년 이후의 삶이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따라서 '나이듦'에 대해서 불안해하거나, 또는 좀 더 멋있는 중년 이후를 생각하는 이들에게 곱씹어 볼 수 있는 조언이 될 책이다.



[저자 소개]

소노 아야코(曾野綾子)

1931년 도쿄 출생. 소설가. 성심여자대학교 영문과 졸업.
1954년 《멀리서 온 손님(遠來の客達ち)》이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가 되어 문단 데뷔. 
대표작으로《이름 없는 비석(無名碑)》《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誰のために愛するか)》《계로록(戒老錄)》《기적(奇蹟)》《신의 더럽혀진 손(神の汚れた手》《죽은 자의 방(死者の宿)》《호수 탄생(湖水誕生)》《천상의 푸르름(天上の靑》《21세기에의 편지(二十一世紀への手紙》등 다수. 1970년 발표한 《누구를 위하여 사랑하는가》는 400만 부가 넘는 초베스트셀러를 기록함.

아시아·아프리카 국제봉사재단 이사, 일본 문예가협회 이사, 해외 일본인선교사 활동후원회 대표, 일본 오케스트라연맹 이사를 역임. 현재 일본재단 회장.

우리나라의 성나자로 마을 나환자들을 위한 강연회 및 자선 모임을 주선하는 등 20여 년 간 나환자들을 위한 지원 및 이들 소외 계층의 슬픔과 고통을 문학 작품을 통해 승화시킴. 또한 1978년 경주 나자로원을 설립하여 국내에 독거하는 일본인 노인들의 숙식을 돕고 있음. 2000년 6월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펴낸 《내일을 위한 기도》(일본판 제목 '가시밭길 저편')에 추천문을 써준 것이 인연이 되어 이희호 여사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함.

수상 경력은 로마 법왕청의 바티칸 유공십자훈장 수상(1979년), 한국 한센병 사업연합회의 다미앵 신부상 수상(1983년), 한국 우경재단의 문화예술상 수상(1992년), 일본 예술원 은사(恩賜)상 수상(1993년), 일본 방송협회 방송문화상 수상(1995년), 요미우리 국제협력상 수상(1997년), 헬렌켈러 퓰리처상 수상(2000년) 등이 있다.


[차례]

1. 단지 인간 그 자체만이 존재할 뿐이다
2. 출신상의 컴플렉스를 떨쳐버린다
3. 정의보다는 자비
4. 추한 것, 비참한 것조차 가치 있는 인생
5. 참된 인생의 가치 판단을 하게 된다
6. 잃어버리는 것들에 대한 준비
7. 아내는 눈에 익은 가구와 같은 존재
8. 달인의 조건
9. 읽혀지지 않은 일기
10. 계산대로 되지 않는 인생
11. 자식이 있다는 것의 쓸쓸함과 괴로움
12. 어디에나 지옥과 천국은 있다
13. 가치관의 교차점
14. 여생의 안목
15. 먼저 일어나 물러가는 연장자
16. 말석의 편안함을 안다
17. 내가 없더라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18. 위기의 가능성을 안다
19. 세상사를 관조할 수 있게 된다
20.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
21. 힘이 부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22. 인간임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


[본문 중에서]

사정을 알게 되면 쉽사리 착한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규정지을 수 없게 된다. 나쁜 짓을 저지른 것은 분명하지만, 그 배경에는 어렸을 적부터 이런 저런 불행을 체험했기 때문일 거라는 등의 이유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저 녀석은 악마다'라는 말 따위는 절대로 할 수 없게 된다. 반면에 늘 착한 사람에게서는 인생을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되기도 한다. 남에게는 친절하면서도 자신의 친인척이 불행에 처했을 때는 나 몰라라 하는 사람도 세상에는 얼마든지 많다.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착한 사람이지요'라는 말은 도저히 할 수 없게 된다.--- p.18 ~ 19


중년은 용서의 시기이다. 노년과는 달리 체력도 기력도 아직 건재하며 과거를 용서하고 자신에게 상처준 사건이나 사람을 용서한다. 예전에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흉기라고까지 생각했던 운명을, 오히려 자신을 키워준 비료였다고 인식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갖게 되는 것이 중년 이후인 것이다.--- p.31


만일 아내 쪽도 남편에게서 이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남편과의 생활에 만족하면서도 다른 남자와 사귀게 되는 경우가 되면 이 도식은 평등한 것이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내에게 있어서 남편은 눈에 익은 가구와 같은 존재는 되지 않는다. 그 점에서 비극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타인이 육친이 되는 변화란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것이다. 이런식으로 부모와 사별하는 쓸쓸한 운명을 신이 보상해주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p.87


내 경험상 체험이 아니라 지식으로만 터득한 것은 나의 피와 살이 될 정도의 정열로 발전된 것은 거의 없었다. 축적된 지식이 나의 체험에 힘입어 하나의 사상이 된 적은 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것, 교육받은 것 중에는 순수하게 그 자체가 나의 신조가 된 것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상상력이 훨씬 부족하고, 추상적인 명제를 이해하는 능력도, 도 그러한 것을 내 마음속에 뿌리내리게 하는 힘도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란 자신이 체험함 것밖에는 알 수 없다는 사고에서 나는 지금까지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p.111

그 친구는 원래부터 대단히 건강한데다 마음도 항상 밝았다. 수술의 어려움은 있었으나, 수술 이후 여전히 건강하다. 한쪽 유방을 도려냈으나 어쩐 일인지 수술 후에도 체중니 똑같다고 해서 우리 모두 는 '무슨 소리야. 그런 엉터리 계산법이 어디 있어'하며 동정은 고사하고 오히려 그녀를 놀릴 정도였다. 그 친구도 한 쪽 유방만 있기 때문에 엄밀하게 따지면 오체만족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녀는 더더욱 건강한 빛을 발하고 있다.--- p.151


하루는 24시간뿐이다. 도저히 우리 마음대로 조작 불가능한 것이 바로 시간이다. 시간은 가장 잔혹한 것이다. 시간은 최고의 성실을 요구한다. 누구에게, 어디서, 무엇을 단념하고 무엇을 선택하기 위해 사용할 것인가를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두렵다.

시간 다음으로 돈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에 써버리게 되면, 그 외의 것에 돌아가는 금액은 줄어들게 된다. 남편의 양복을 사게 되면, 아내의 핸드백을 살 수 없게 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들 모두를 학원에 보내고 싶으나, 장남이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는 차남의 학원 입학을 보류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두루두루 아쉬울 것 없이 모든 자식들에게 공평하게 해주는 것이란, 경제적으로 꽤 여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참으로 중년 이후의 인생이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어느 한쪽을 두둔하게 되면, 다른 한쪽은 멀어지게 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한 선택의 순간에, 사람은 자신의 마음속으로 좋고 싫음에 관계없이 우선 순위를 정하게 된다.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되면, 다른 것은 포기하게 되는 현실을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마음만은 두 사람에게 나누어
...  --- p.224 ~ 225


넓은 의미에서 덕이란, 우리들이 매일 바라보는 하늘과도 같다. 그곳에서 모든 인간의, 인간만이 갖고 있는 불가사의한 광채가 빛을 발하고 있다. 빛은 인생의 황혼에서, 밤이 가까워진 무렵에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리라.--- p.240


인간의 생애란 대충대충의 어설픈 사고로는 완성되어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오랜 세월 동안 늘 마음을 쓰며 노력하다 보면, 조금씩조금씩 완성되어지는 것 같다. 당연한 것이지만, 결국 그러한 완성이란 중년 이후에야 가까스로 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그와 같은 더딘 인생의 완성 과정을 나는 진정으로 감사하고 싶다. 완성이 뒤늦게 찾아오게 되는 것은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차분하게 음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너무 빨리 완성되면 죽을 때까지 따분하고 무료해지고 만다. 나는 중년 이후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러한 운명의 깊은 배려를 깨달을 수 있었다.--- p.247



[언론 서평]


조선일보 [책과 생활] 2002-04-05

경향신문 책마을 2002-04-06 김택근기자
: 어느새 중년 그러나 즐거운 상상'··짐이 아름답다'

중앙일보 책꽂이 2002-04-06

굿데이 굿데이신간 2002-04-06

스포츠조선 금주의 뉴셀러 2002-04-08

국민일보  책꽂이 2002-04-09

오마이뉴스 2002-04-13 유경 기자

동아일보 2002-05-04 허문명 기자

조선일보 2002-05-10 건국대 중문과 임동석 교수

조선일보 2002-05-13 김태훈 기자: 40대 향수문화뜬다

가톨릭신문 2002-06-02

경향신문  2002.9.28: 주름진 그러나 두려움 없는실버

경향 신문  2002.12.28:2002책마을]51그릇에 담은정신의 밥



출처:
http://www.risu.co.kr/ 
http://www.yes24.com/24/goods/266848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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