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 아야코 지음/ 오경순 옮김  도서출판 리수  2010년 3월 31일 발행
원제 :  心に迫るパウロの言葉

책 소개 :

이 책은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로 국내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소노 아야코가 성서 속 바오로의 말을 통하여 인생의 희노애락을 정리한 에세이이다.

성서에 묘사된 바오로의 삶은 분명 위대한 사상가이자 지도자의 모습이다. 하지만 소노 아야코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고통과 번뇌, 사랑과 냉정함 등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의 바오로였으며, 이에 대한 소노 아야코식 해석들은 언제나 생의 무게에 허덕이는 우리에게 뜨거운 울림을 전한다.

성바오로는 현재의 기독교를 있게 한 장본인이다. 하지만 바오로는 기독교도를 탄압해온 정통 유다교도 출신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출세가도를 달리던 인물이었다. 이랬던 그가 다마스쿠스의 회심 이후 기독교를 전파하는 삶을 살기 시작하여, 네로 황제의 박해로 순교하기까지 투옥과 추방 등 온갖 시련으로 얼룩진 삶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러한 과정은 성서에 실린 13편의 바오로의 서간에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이 속에서 소노 아야코는 생생히 상상하고 절절히 공감하며 작가다운 통찰력으로 바오로를 되살려냈다.

■소노 아야코의 해석으로 보는 바오로의 말■

바오로의 삶은 결코 평온하지 않았으며 성공한 자의 생애도 아니었다. 이 세상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실패한 인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오로의 사상은 그의 사후 수천 년에 걸쳐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바오로식 삶의 반전은 소노 아야코식 해석을 통해 뜻밖의 깨달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사랑, 용서, 감사, 진심 등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바오로의 편지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며, 소노 아야코의 재해석이 촌철살인의 맛을 더해줄 것이다.

사랑에 대하여 바오로가 말한 내용은 성서에 많이 있다. 다음은 그 중 한 구절이다.

우리가 나약했던 시절, 그리스도께서는 정해진 때에 불경한 자들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의로운 이를 위해서라도 죽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혹시 착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누가 죽겠다고 나설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주셨습니다.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5장 6~8절)

이 구절에 대해 소노 아야코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성서의 이 구절을 지금까지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여기 아무렇지도 않게 쓰인 이런 일이 인간세상에서는 아주 드물다는 것을 오랫동안 알아차리지 못했다. (중략) 호의를 가진 사람을 위해 죽는 일은 두렵기는 하겠지만 가능성이 없지도 않다. 호의도 악의도 없는 상대를 대할 때 나를 그쪽으로 몰아갈 정열은 상당히 희박해진다. 별 상관이 없기 때문에 무심히 지켜보는 사이에 일이 끝나지 않을까 싶다.그러나 증오나 혐오의 감정을 가진 상대를 위해 죽는 것은 예수가 처음으로 보여준 가치관이다. 이 한 가지를 보더라도 예수라는 분은 결코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바오로는 우리에게 전해준다.

다음의 인용 문구를 보노라면, 바오로가 얼마나 진솔하고, 따듯한 사람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장밋빛 꿈을 제시하기 보다는 고난의 길에 동참하라는 가장 현실적인 제안을 하는 모습이 그렇고, 소노 아야코가 그리스어를 해석하며 알아낸 ‘함께 괴로워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표현이 그러하다.

그러한 까닭에 나는 그대에게 상기시킵니다. 내 안수로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분 때문에 수인이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서간 1장 6~8절)

이에 소노 아야코는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우리가 천국으로 올라가는 행복을 얻을 수 있는가 하면 바오로는 결코 그렇다 말하지 않는다. 바오로는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고난에 동참하십시오’라고 말할 뿐이다.
이 절망적인 구절이 내가 바오로를 좋아하는 이유다. 바오로는 장밋빛 꿈을 품지 않는다. 인생의 원형이 고통임을 뼛속 깊이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인생이 괴로움뿐이라고 바오로는 말하지 않는다. ‘고난에 동참하다’라고 번역된 말은 슌구카코파세인이라는 그리스어다. 슌은 ‘함께’라는 의미의 접두어이며 카코파세인은 ‘괴로움을 함께하다’라는 동사다. 거기에서 영어의 ‘sympathy동정’이라는 아름다운 말도 나왔다.
나혼자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다. 나와 함께 괴로워해주는 사람이 있다. 이 또한 얼마나 멋진 말인가.

소노 아야코는 말한다. 바오로의 문장에는 늘 용기, 신뢰, 희망과 함께 깊은 슬픔, 괴로움, 때론 따뜻한 체념과도 같은 것이 바닥에 깔려 있음이 느껴진다고 말이다.

4개의 복음서에서 느껴지는 것이 인간의 속성을 뛰어넘는 위대함과 현명함이라면, 바오로의 편지는 철저하게 인간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인간적 모습들 때문에 그의 가치가 희석되는 일은 없다. 오히려 하느님과의 유대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여 사람들로부터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것이 바오로의 저력이자, 사후 수천 년에 걸쳐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이유일 것이다.

■바오로의 힘■

소노 아야코는 고백하고 있다. 처음부터 신앙 면에서 바오로라는 인물에 끌린 것은 아니라고…, 단지 그의 문학적이며 철학적인 설득력 때문에 바오로의 편지에 감동받은 것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소노 아야코는 점차 바오로의 말에 감화되고, 인간의 편협함을 반성하며, 인생의 본질을 깨닫고, 삶의 스승으로 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소노 아야코는 늘 자신의 문학을 통해 고통의 반전, 즉 고통이야말로 삶의 자양분이라는 인생에 대한 강한 긍정을 표출해왔다. 바오로에 대한 깊은 조명을 읽노라면, 소노 아야코의 작품 속에 스며있는 긍정과 따뜻한 시선의 뿌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게 된다.

소노 아야코는 암울했던 가정환경과 이로 인한 폐쇄공포증, 그리고 실명 위기 등 한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절망을 경험한 사람이다. 이런 소노 아야코에게 강한 긍정의 힘을 심어준 바오로의 말은 또 누군가에게 따뜻한 긍정의 힘이 되어줄 것이다.

목차

머리말

답은 가장 힘들 때 보인다
증오한 자에게서 사랑을 배우고, 거부한 세상 속에서 진정한 답을 발견한다.

왜 이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한가
환난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단련을, 단련은 희망을 낳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자는 없다
지혜로운 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리석은 자가 되어라.

인간의 날과 하느님의 날
하느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인간을 복잡한 장치로 사용하신다.

떫은 감, 단감
신앙은 나의 본질을 바꾸어 나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놓는다.

하느님의 의도를 아는 순간 자유로워진다
하느님의 속박은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

왜 우리는 불공평한가
하느님이 빌려주신 선물은 제각각 다르다.

어떠한 사람이든 모두 사용하신다
하느님은 이러한 사람을 받아들이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만난 사람과 못 만난 사람
하느님과의 만남은 어느 날 갑자기 벼락처럼 찾아온다.

경멸하는 사람을 위해 죽다
죽음으로 사랑을 나타낸다.

지식의 함정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하나 사랑은 사람을 완성한다.

신앙은 구속인가 자유인가
사랑으로 서로 섬기세요.

기쁘게 베풀어야 하는 이유
아까워하지 않고 풍성하게 씨 뿌리는 자는 풍성하게 거두어들입니다.

원치 않는 시련이 우리를 강하게 한다
시련을 주시는 동시에 벗어나는 길도 갖추어 주신다.

어떤 직업이 좋고 어떤 직업이 천한가
하느님 앞에서 직업의 귀천은 없다.

점술을 믿는 행위
하느님이 베풀어주시는 운명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냉혹의 권장
기뻐하는 이와 함께 기뻐하고 우는 이와 함께 울어라.

인생의 무거운 짐은 하느님의 선물
무거운 짐을 서로 나누어 지시오.

설령 옳다고 해도
나는 머리를 들 수가 없다.

선의의 독선
지혜에는 어린아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약할 때에 강하다
고통 속이 아니고는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없다.

행복도 좋지만 불행도 좋다
죽음은 남는 장사입니다.

자신의 구원을 위해 힘쓰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너의 구원을 이루라.

마음에 간직하라
고귀한 것, 덕이 되는 것과 칭송받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마음에 간직하십시오.

생활에 만족하는 법
자신이 놓인 처지에 만족하는 법을 배운다.

노년의 선물
넘칠 정도로 감사하세요, 기뻐하며 나눠주세요.

억지로가 아니라 기꺼이 즐겁게 행하라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새사람’을 몸에 입는다.

감사하는 사람
서로 용서하세요, 사랑을 익히세요.

소금 맛을 내라
시간을 잘 쓰고 소금으로 맛을 낸 명쾌한 언어로 말하세요.

행복의 세 가지 열쇠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감사하라.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
자신을 구하기 위해 일하는 것 외에 진정한 해결은 없습니다.

주어진 운명은 어떤 것이든 선물이다
감사히 받기만 하면 거부할 것이 하나도 없다

능력을 개발하라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우리는 언제 하느님을 찾는가
하느님께 희망을 걸고 밤낮으로 끊임없이 간구와 기도를 드립니다.

구원받으려면 고난을 감수하라
믿음으로써 생의 과제를 부여받고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정신은 숭고해진다.

분열된 마음
내가 바라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은 내 속에 거하는 죄이니라,

운명의 미학 수동의 미학
받아들인 자신의 운명 속에서 어느 정도 하느님의 의지를 보려 하는가가 문제.

참을 인
사랑은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낸다.

사람에게 버림받았을 때
슬픔 가운데서야말로 우리는 인간 본래 마음으로 되돌아온다.

역자 후기


출처 : 도서출판 리수 http://www.risu.co.kr/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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