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도 간절하게 계획했던 시험에 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요.

올해뿐 아니라,

되돌아보면 나의 지난날은 거의 불합격, 탈락, 재시험의 연속이었습니다.

꿈을 꾸지 않았고 시도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도전하지 않았다면 상처도 낙담도 없었을 텐데요.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면 한 번에 붙고 계획대로 술술 풀리고 승승장구했다면 자만하고 으스대고 무시하고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았을지도요.

실패하고 상처받으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시도와 도전을 멈추지 않은 덕에 다시 일어서고 

다시 시작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나는 물론이고 우리 대부분이 다 그런 사람들이 아닌가. 다 그렇지 않겠는가.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이란 즐거움, 행복, 합격, 성공보다는 상처와 낙담과 좌절과 분함과 아쉬움을 절절하게 느껴가는 과정이 아닐는지요.

그런 나날을 힘겹게 버텨냈기에, 지금도 고군분투하며 버텨내고 있기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마주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마무리가 아름다워야 멋진 인생이 아닐까요.

2020년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모든 어려움과 상처와 실패는 그대로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게 아니라, 다가오는 새해에 다시금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새롭게 도약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으로 되살아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큰 실패와 좌절과 상처로 점철되는 나날이 되길 바랍니다.

올해보다 더 큰 꿈을 꾸었고 더 큰 도전을 했고 더 큰 시도를 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눈부신 청춘의 가치는 없습니다.

잠시 머물다 가버리는 청춘의 자유이자 특권입니다.

푸르디푸른 여러분의 앞날에 건투를 빕니다!


20201221일 오경순.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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