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 아야코(曾野 綾子) 저 / 오경순  | 책읽는고양이 | (2018년 11월 1일 출간)



좋은 사람 노릇은 피곤하다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기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도 괜찮다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는 ‘좋은 사람’이라는 틀 속에 갇혀 까딱하면 남들 눈에만 흡족한 껍데기로 살기 쉬운 현실 속에서,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굳건히 ‘나’를 지켜내는 법과, 원망하지 않고 진정 편안한 관계로 가는 지혜를 전한다. 

요즘 SNS를 보면서 나만 빼고 다 잘사는 것 같은 박탈감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정작 멋진 소식을 올리는 이들 또한 수많은 비교 속에 허탈해하며 아등바등 살아가기는 마찬가지다. 멋진 사람,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은 분명 삶의 활력소가 되지만, 무난한 사람, 성격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으려다 속이 문드러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찰리 채플린의 말마따나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것인가. 왜 우리는 이렇게 수많은 비교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좋게 보이려 안간힘을 쓰며 살까. 왜 그렇게 타인에게 쉽게 관여하고 또 상처받으며 내 삶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할까. 사람이 함께한다는 것은 크나큰 미덕인데, 정작 독이 되고 편하지 않다면 이는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저자의 접근은 명쾌하다.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라고 말한다. 이는 결코 나쁜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니다.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면 일단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에서 편안함이 시작된다는 메시지다.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성악설의 권장, 기대가 없으면 실망할 일도 없다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기 위해 저자는 타인에 대한 기대를 낮게 가질 것, 사람은 원래 악하다는 성악설에서 출발할 것,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 등등 실망에 앞서 기대감을 낮추는 비법을 제시한다. 얼핏 보면 성선설이 무리 없고, 편안한 듯하지만, 배신이라도 당하면 아연실색하게 된다. 그러나 애초부터 성악설을 따르면 의심은 대부분 기우에 지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입장에서도 좋은 사람은 유지하기 어렵지만, 나쁜 사람이라는 평판은 유지하기도 쉽다. 타인의 말 한마디에 연연해하지 않게 된다. 

인간 내면 깊숙이 스며있는 위선, 무례, 어리석음에 대한 이해도 필수다. 고매한 듯 보이나 남의 불운에 은밀하게 안도하는 사람, 인도주의자인 척하지만 모순으로 가득한 사람, 자신이 옳다는 생각에 빠져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 등등 인간 보편의 이중성에 대한 이해는 일일이 실망하고 상처받지 않게 하는 맷집을 키워준다. 이치에 맞지 않으면 거절하고, 미움받아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평판에 크게 신경쓰지 않게 된다. 고통스러운 수치가 있다 해도 이 지구상에서 수만, 수십만 사람이 이미 겪었던 수치일 따름이라 여길 수 있게 된다.

Posted by 오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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